마트 고추장 20% 올랐다? 영수증 속 ‘진짜 숫자’는 달랐다

소비자원 발표 수치에 숨겨진 ‘통계의 함정’… 지금 사면 손해일까

장바구니 부담 줄이는 ‘단위가격’ 확인법, 따로 있었다

고추장 가격이 1년 새 20% 가까이 올랐다는 통계가 나왔다. 매일 쓰는 식재료인 만큼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된장 역시 비슷한 폭으로 상승해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대형마트 장류 코너에서 고추장과 된장 제품이 진열된 가운데 소비자가 가격표를 살펴보는 장면. 매일 쓰는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체감 물가 부담이 커진 상황을 보여준다.
▲ 대형마트 장류 코너에서 고추장과 된장 제품이 진열된 가운데 소비자가 가격표를 살펴보는 장면. 매일 쓰는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체감 물가 부담이 커진 상황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숫자에는 쉽게 알아채기 힘든 배경이 숨어있다. 실제 가격 인상 폭은 알려진 것과 차이가 있었고, 구매 시점에 따라 지출액도 크게 달라지는 상황이다.

19.8% 인상률, 숫자 뒤에 숨은 진실 있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8월 고추장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9.8%, 된장은 19.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국·탕(39.2%), 컵밥(24.9%) 등 다른 다소비 가공식품 26개 중 24개 품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서로 다른 크기와 브랜드의 고추장 제품 여러 개를 나란히 놓고 가격을 비교하는 모습. 조사 대상 상품이 달라지면서 통계상 상승률이 실제 동일 제품의 가격 변화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한다.
▲ 서로 다른 크기와 브랜드의 고추장 제품 여러 개를 나란히 놓고 가격을 비교하는 모습. 조사 대상 상품이 달라지면서 통계상 상승률이 실제 동일 제품의 가격 변화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한다.
그러나 고추장의 19.8%라는 수치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올해 초 조사 대상 표본이 변경되면서 발생한 일종의 ‘통계적 착시’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상품의 가격 차이가 상승률에 반영된 것이다.

소비자원이 동일한 상품 기준으로 다시 비교한 결과, 실제 가격 상승률은 4.2%로 크게 낮아졌다. 가격이 오른 흐름은 맞지만, 모든 제품이 20%씩 폭등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할인 행사가 실제 구매가를 결정한다

통계상 평균 가격과 소비자가 실제 지불하는 금액은 다를 수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대형마트, 슈퍼마켓, 온라인몰의 판매 가격이 제각각이고, 특히 할인 행사 여부가 최종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마트 매대에서 같은 종류의 고추장 제품 가운데 일부만 할인 판매 중인 모습을 소비자가 살펴보는 장면. 판매처와 행사 여부에 따라 실제 결제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을 담는다.
▲ 마트 매대에서 같은 종류의 고추장 제품 가운데 일부만 할인 판매 중인 모습을 소비자가 살펴보는 장면. 판매처와 행사 여부에 따라 실제 결제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을 담는다.
실제로 8월 식용유 가격은 전월보다 17.9% 하락했는데, 이는 일부 슈퍼마켓에서 진행한 50% 할인 행사의 영향이 컸다. 같은 시기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고추장이나 된장을 구매할 때 무조건 구매를 미루기보다는 판매처별 행사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평소 사용하던 제품의 정상가격을 기억해두고 할인율을 비교하면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무조건 큰 통이 이득은 아니었다

장류는 포장 단위가 다양해 단순히 판매가격만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때 ‘100g당 가격’과 같은 단위가격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겉보기에 저렴한 대용량 제품이 실제로는 더 비싼 경우도 있다.
작은 용량과 대용량 고추장 통을 함께 놓고 소비자가 용량과 가격을 비교하는 모습. 단순 판매가격이나 크기만 볼 것이 아니라 단위가격과 평소 사용량을 따져 구매해야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작은 용량과 대용량 고추장 통을 함께 놓고 소비자가 용량과 가격을 비교하는 모습. 단순 판매가격이나 크기만 볼 것이 아니라 단위가격과 평소 사용량을 따져 구매해야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위가격이 저렴하더라도 무조건 대용량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사용량이 적은 가정에서는 오래 보관하다 품질이 떨어지거나 결국 남겨서 버리는 양이 늘어날 수 있다. 평소 소비량에 맞는 용량을 할인 기간에 구매하는 편이 실제 지출을 줄이는 길이다.

가격 변동이 클수록 평균 상승률이라는 큰 숫자보다, 내 손으로 직접 확인하는 단위가격과 최종 결제금액이 더 중요하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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