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먼저 가는 순서가 아니다. 하루 탐방 인원을 엄격히 제한하고, 심지어 특정 기간에만 문을 여는 곳도 있다. 물때나 배 시간에 맞춰야만 비경을 마주할 수 있는 곳도 존재한다.
바로 국내 최초의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이야기다. 이곳의 일부 구간은 11월이 지나면 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에 들어가야 한다.
하루 370명만 허락되는 한정판 풍경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서도 경치가 빼어나기로 유명한 해금강~우제봉~석개해변 구간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두 달간만 탐방예약제를 통해 문을 연다.하루 입장 정원은 단 370명. 방문 하루 전 오후 2시까지 국립공원공단 예약 시스템을 통해 신청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총 1.5km 코스로 약 1시간이 소요되지만, 명승 제2호 거제 해금강의 진면목을 볼 기회는 소수에게만 주어진다.
예약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도 있다
예약만으로 모든 관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소매물도로 향하는 길은 자연이 허락해야만 걸을 수 있다. 하루 두 번, 간조 시간 전후에만 1.5km의 열목개 자갈길이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동백나무 군락이 우거진 지심도나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남은 한산도 역시 마찬가지다. 육로가 없는 탓에 정기 여객선 시간에 모든 일정을 맞춰야 한다. 자칫 뱃시간을 놓치면 섬에 발이 묶일 수도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체력 부담되면 대안 코스 선택도 가능
물론 이렇게 빡빡한 조건의 탐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율적으로 걸을 수 있는 육상 코스도 마련돼 있다. 남해 금산 1코스는 해발 681m 정상까지 오르는 2.2km 구간으로, 가파른 산길이 부담스럽다면 대안이 있다.금산자연관찰로는 1.2km 거리를 약 1시간에 걸을 수 있도록 조성돼 체력적 부담을 낮췄다. 자신의 여행 계획과 체력에 맞춰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해상국립공원은 기상 악화 시 모든 뱃길과 탐방로가 예고 없이 통제될 수 있다. 출발 전 반드시 해당 지구 관리사무소의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습관이 안전한 가을 여행의 첫걸음이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