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한복판에 211기 고대 무덤이? 입장료도 없어 ‘깜짝’

5세기 지배층 무덤 211기 사이를 걷는 이색 경험, 주차장까지 전부 무료

고려 태조 왕건 전설 서린 땅에서 팔공산 올레길까지 이어지는 숨은 코스

불로동 고분군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 불로동 고분군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대구 도심 한복판에 211기의 거대한 봉분이 솟아 있다. 언뜻 보면 잘 가꿔진 공원의 잔디 언덕 같지만, 이곳은 1,500년 전 삼국시대 지배층의 집단 무덤 유적이다.

고려 태조 왕건의 전설이 얽힌 지명 위에 자리한 이 고분군은 국내 최초로 지정된 고분 사적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방대한 유적지를 둘러보는 데 어떤 비용도, 시간 제약도 없다는 사실이다.

도심 속 흔치 않은 풍경과 자유로운 접근성이 맞물리면서, 이곳은 역사 탐방객은 물론 시민들의 특별한 휴식처로 주목받고 있다.
고분군 항공뷰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 고분군 항공뷰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211기 봉분이 말해주는 5세기 대구의 권력

문암산 자락에서 불로천 방향으로 펼쳐진 완만한 구릉. 이곳에 자리한 불로동 고분군은 5세기경 대구 분지를 장악했던 토착 세력의 힘을 보여주는 유적이다. 봉분의 크기는 지름 15~20m, 높이가 4~7m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

내부는 앞트기식 돌방무덤 구조로, 발굴 과정에서 무늬 토기와 철제 무기류, 금제 장신구 등이 대거 출토됐다. 이는 당시 지배층의 생활상과 강력했던 세력을 짐작하게 하는 중요한 단서다. 총 211기에 이르는 봉분이 온전히 보존된 모습은 그 자체로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불로동 고분군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 불로동 고분군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국내 1호 고분 사적이 무료 공원이 된 배경

이 유적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78년 국내 최초로 고분 사적(제262호)으로 지정됐다. 총면적 312,239㎡에 달하는 넓은 부지는 수차례의 정비 사업을 거쳐 현재의 고분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 입장료가 없는 것은 문화재를 보존하면서도 시민 누구나 역사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결과다. 아이와 함께 역사 공부를 겸한 주말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다. 전체를 둘러보는 데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가량 소요되며, 소형차 100대를 수용하는 무료 주차장까지 갖췄다.
불로동 고분군 / 사진=대구트립로드
▲ 불로동 고분군 / 사진=대구트립로드

팔공산 올레길로 이어지는 숨은 산책 코스

고분군 탐방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지만, 주변 길과 연계하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이곳은 대구올레 팔공산 6코스(단산지 가는 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고분군을 시작으로 총 7.2km에 이르는 걷기 좋은 길이 탐방객을 기다린다.

조금 더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차량으로 가까운 봉무공원을 함께 둘러보는 코스도 좋다. 고분공원은 매년 2월부터 11월까지 오전 10시, 오후 2시와 4시에 무료 문화관광해설 서비스도 운영해 깊이 있는 탐방을 돕는다.
고군분 능선 산책길 / 사진=대구트립로드
▲ 고군분 능선 산책길 / 사진=대구트립로드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