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서 ‘무지방’ 우유 샀다가… 성분표 뒷면 보고 ‘설탕이 왜?’

지방 뺐더니 더 달콤해진 간식의 역설, 건강 생각하다 비만 위험 높이는 식습관

특정 성분 하나만 피하는 건 무의미… 전문가들이 진짜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은 따로 있었다

건강을 위해 마트에서 ‘무지방’이나 ‘저지방’ 문구가 붙은 제품을 집어 드는 경우가 많다. 지방 섭취를 줄이면 체중 관리에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마트 냉장 진열대에서 무지방이나 저지방 요거트를 고르는 모습. 건강해 보이는 문구가 눈에 띄지만, 실제 선택에서는 당류와 총열량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마트 냉장 진열대에서 무지방이나 저지방 요거트를 고르는 모습. 건강해 보이는 문구가 눈에 띄지만, 실제 선택에서는 당류와 총열량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선택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을 뺀 자리를 다른 성분이 채우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 것이다.

제품 뒷면의 작은 글씨, 영양정보표에 그 단서가 숨어 있었다.

‘무지방’의 함정은 단맛으로 채워졌다

‘무지방’ 혹은 ‘저지방’이라는 문구는 제품의 전체적인 건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지방은 식품의 풍미와 식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지방을 인위적으로 줄이면 맛이 밋밋해질 수밖에 없다.
플레인 요거트와 달콤한 가공 요거트 옆에 설탕이 놓여 있는 장면. 지방 함량을 낮춘 제품이라도 맛을 보완하기 위해 설탕이나 시럽 등 첨가당이 늘어날 수 있다는 내용을 표현했다.
▲ 플레인 요거트와 달콤한 가공 요거트 옆에 설탕이 놓여 있는 장면. 지방 함량을 낮춘 제품이라도 맛을 보완하기 위해 설탕이나 시럽 등 첨가당이 늘어날 수 있다는 내용을 표현했다.
제조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탕, 액상과당, 각종 시럽, 전분 등을 사용해 맛을 보완한다. 결과적으로 지방 함량은 낮아졌지만 당류나 정제 탄수화물 함량은 일반 제품보다 오히려 높아지는 역설이 발생한다.

따라서 ‘무지방’ 표시만 보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제품 뒷면 영양정보에서 총열량과 당류, 나트륨 함량을 반드시 함께 확인해야 한다. 비슷한 종류의 제품끼리 1회 제공량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차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액상과당이 암세포의 먹이라는 오해

일각에서는 액상과당 같은 특정 첨가당을 ‘암 덩어리’로 지목하기도 한다. 하지만 특정 당 성분 하나가 직접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암은 흡연, 음주, 비만, 유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발생한다.
탄산음료와 달콤한 음료, 도넛과 쿠키 등 고당류 식품이 한자리에 놓인 모습. 특정 첨가당 하나를 두려워하기보다 이런 식품을 장기간 과도하게 섭취하는 식습관 자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 탄산음료와 달콤한 음료, 도넛과 쿠키 등 고당류 식품이 한자리에 놓인 모습. 특정 첨가당 하나를 두려워하기보다 이런 식품을 장기간 과도하게 섭취하는 식습관 자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문제의 본질은 특정 성분이 아닌 ‘과도한 당류 섭취 습관’에 있다. 첨가당이 많은 음료나 과자를 장기간 과다 섭취하면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중성지방 증가 등 대사질환 위험이 커진다.

이러한 대사 이상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한 간 손상이나 간경변으로 악화할 경우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액상과당 한 번 먹었다고 암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고당류·고열량 식습관이 암으로 가는 길을 닦는 셈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체 식단의 균형이다

특정 식품첨가물 한두 개를 피하는 것만으로 암 위험을 관리하기는 어렵다. 원재료명에 낯선 이름이 적혀있다고 해서 무조건 유해한 음식으로 판단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
채소와 단백질, 잡곡밥, 과일과 견과류가 어우러진 균형 잡힌 한 끼 식사. 가공식품을 무조건 끊기보다 섭취 빈도를 낮추고 물과 자연식품을 늘리는 현실적인 건강 관리 방법을 보여준다.
▲ 채소와 단백질, 잡곡밥, 과일과 견과류가 어우러진 균형 잡힌 한 끼 식사. 가공식품을 무조건 끊기보다 섭취 빈도를 낮추고 물과 자연식품을 늘리는 현실적인 건강 관리 방법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식단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평소 채소와 과일, 통곡물 섭취를 늘리고 가공육과 술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인 암 예방 전략이다. 여기에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더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가공식품을 자주 먹는 습관이 있다면, 무조건 끊으려 하기보다 섭취 빈도부터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가당 음료 대신 물을 마시고, 달콤한 디저트 대신 무가당 견과류나 과일을 선택하는 작은 변화가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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