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들은 외부 기온과 무관하게 내부 온도가 10도대 초중반을 유지한다. 단순히 시원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종유석 탐방, 와인 시음, 암흑 체험 등 장소마다 독특한 즐길 거리를 갖추고 있다. 전국 곳곳에 숨겨진 ‘자연 에어컨’ 명소들이 폭염 속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밖은 40도 폭염, 안은 서늘한 10도대 세상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평균 2,500명이 이곳을 찾는다.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은 광명동굴 역시 대표적인 동굴 피서지다. 주말이면 약 8천 명의 인파가 몰릴 정도다. 올해는 관람객 편의를 위해 8월 17일까지 운영을 1시간 연장했다.
특히 성인 입장권 금액의 최대 40%를 광명사랑화폐로 돌려주는 행사는 매력적이다. 환급받은 지역화폐로 인근 식당과 상점을 이용할 수 있어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폐광과 터널이 선사하는 뜻밖의 시원함
산업 시설의 변신은 더욱 흥미롭다. 보령 냉풍욕장은 1988년 문을 닫은 폐탄광에서 나오는 자연 냉풍을 활용한 곳이다. 별도 냉방 장치 없이, 지하 200m 갱도에서 불어오는 10~15도의 찬 바람만으로 더위를 식힌다.인근 직판장에서는 이 찬바람으로 재배한 양송이버섯을 판매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무주 머루와인동굴은 발전소 공사를 위해 뚫었던 작업 터널의 재발견이다. 사계절 내내 13~17도를 유지하는 환경은 지역 특산물인 머루와인을 숙성시키기에 최적이다. 1인당 2천 원이라는 저렴한 입장료로 동굴 관람과 와인 시음까지 가능하다. 3천 원을 추가하면 따뜻한 와인 족욕 체험이라는 이색적인 휴식도 즐길 수 있다.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신비한 계곡
삼복더위에 얼음이 언다는 밀양 얼음골은 이름 그대로 신비로운 자연 피서지다. 바위 너덜지대에 저장된 찬 공기가 계속 순환하며 주변 온도를 낮추는 원리다. 과학적 원리를 알고 봐도 그 서늘함은 놀랍다.
인근 시례호박소 계곡은 가족 단위 피서객에게 인기다. 폭포 아래 깊은 소는 수영이 금지되지만, 상하류의 얕은 구간은 바닥이 보일 만큼 물이 맑아 발을 담그기 좋다. 다만 방문 전 수영 가능 구역과 출입 제한 구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처럼 자연 냉풍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은 외부와의 기온 차가 크다. 얇은 겉옷 하나쯤 챙겨가는 것이 좋다. 올여름 전기요금 고지서가 두렵다면, 자연이 수억 년에 걸쳐 만든 천연 냉장고로 떠나보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