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밥도둑’ 제육볶음. 국민 반찬이라 불릴 만큼 친숙하지만, 막상 집에서 만들면 식당에서 먹던 그 맛이 나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릴 때가 많다.
▲ 붉은 양념이 고기에 진하게 배고 양파와 대파가 어우러진 제육볶음. 고추장을 많이 넣지 않아도 양념 순서와 불 조절만 잘하면 깔끔하면서 진한 맛을 살릴 수 있다.
특별한 재료나 비법 양념장 없이도 식당 제육볶음의 맛을 내는 비결이 있다. 해답은 의외로 간단한 곳, 바로 양념을 넣는 ‘순서’에 숨어있다.
텁텁한 맛의 원인은 고추장이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제육볶음 맛의 핵심을 고추장이라 생각하고 듬뿍 넣곤 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텁텁하고 텁텁한 맛을 내는 주된 원인이 된다. 맛있는 제육볶음의 시작은 고추장이 아니라 고춧가루에서 비롯된다.
▲ 얇게 썬 돼지고기를 볶은 팬에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를 넣어 함께 볶는 모습. 고춧가루를 고기 기름에 먼저 볶으면 붉은 기름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와 매콤한 풍미를 더할 수 있다.
우선 0.5cm 이하 두께로 얇게 썬 돼지고기 앞다리살 500g을 팬에 올리고 맛술을 살짝 둘러 잡내를 날려준다. 이후 다진 마늘을 넣고 볶다가, 고춧가루 1스푼을 먼저 넣어 고기 기름과 함께 볶아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고추기름이 만들어지며 깔끔하면서도 칼칼한 매운맛이 고기에 코팅된다.
▲ 고춧가루로 먼저 볶아 붉어진 돼지고기에 소량의 고추장을 넣는 장면. 고추장은 주재료처럼 많이 넣기보다 감칠맛과 양념의 농도를 보완하는 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포인트다.
고추장은 이 과정이 끝난 뒤 감칠맛을 더하는 용도로 1/2스푼 정도만 넣는 것이 좋다. 이후 간장 4~5스푼과 설탕으로 간을 맞추면 텁텁함 없이 깊은 맛을 내는 양념이 완성된다.
채소를 넣는 타이밍이 식감을 결정한다
양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채소를 넣는 시점이다. 양파나 대파처럼 수분이 많은 채소를 너무 일찍 넣으면 물이 생겨 양념이 묽어지고 전체적인 맛의 균형이 무너진다.
▲ 양념이 자작하게 졸아든 돼지고기에 굵게 썬 양파와 대파를 넣고 센 불에서 빠르게 볶는 모습. 채소를 늦게 넣으면 불필요하게 물이 생기는 것을 줄이고 아삭한 식감도 살릴 수 있다.
채소는 고기가 거의 다 익고 양념이 자작하게 졸아들었을 때 넣어야 한다. 마지막 단계에 채소를 넣고 센 불에서 단시간에 빠르게 볶아내야 아삭한 식감도 살리고 양념의 농도도 유지할 수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집에서 만든 제육볶음이 식당 맛과 달라 실망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양념 순서를 바꾸고 채소를 마지막에 넣는 이 간단한 두 가지 원칙만 지키면, 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만드는 식당 수준의 제육볶음을 완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