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장 속 참치캔, 유통기한 1년 남아도 ‘이 모양’이면 절대 먹지 마세요

유통기한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통조림 외관

찌그러지고 녹슨 캔, 괜찮다는 착각이 부르는 위험

참치, 햄, 옥수수 통조림은 긴 보관 기간 덕에 비상식량으로 찬장에 여러 개씩 쌓아두기 좋은 식품이다. 대부분 유통기한만 확인하고 안심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캔의 상태가 안전을 결정하는 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정상적인 캔과 부풀거나 찌그러지고 녹이 슨 통조림이 나란히 놓여 있다. 유통기한이 충분히 남았더라도 용기에 이상이 있다면 내용물의 안전성을 의심해야 한다.
▲ 정상적인 캔과 부풀거나 찌그러지고 녹이 슨 통조림이 나란히 놓여 있다. 유통기한이 충분히 남았더라도 용기에 이상이 있다면 내용물의 안전성을 의심해야 한다.
날짜가 1년 이상 넉넉하게 남았더라도 캔이 부풀어 오르거나 심하게 찌그러졌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통조림은 밀봉 후 가열 처리로 미생물을 제어하지만, 포장 용기가 손상되면 장기 보관이라는 최대 장점이 사라진다.

유통기한보다 캔 모양이 더 중요한 이유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캔의 팽창 여부다. 정상적인 통조림은 뚜껑과 바닥이 평평하거나 약간 오목하다. 하지만 이 부분이 볼록하게 부풀어 올랐다면 내부에서 가스가 발생했다는 신호다. 이는 내용물이 변질됐거나 미생물이 증식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내부 압력으로 뚜껑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통조림. 미생물 증식이나 내용물 변질로 가스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어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지 말고 폐기해야 한다.
▲ 내부 압력으로 뚜껑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통조림. 미생물 증식이나 내용물 변질로 가스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어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지 말고 폐기해야 한다.
특히 산소가 없는 통조림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보툴리눔균은 치명적인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캔이 부풀었다고 모두 보툴리눔균 때문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원인을 파악할 길은 없다. 따라서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는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부풀어 오른 캔은 고민 없이 그대로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찌그러지고 녹슨 캔, 이럴 땐 버려야 한다

캔이 찌그러졌다고 무조건 버릴 필요는 없다. 문제는 찌그러진 위치와 깊이다. 캔의 몸통이 살짝 들어간 정도는 괜찮지만, 뚜껑과 바닥의 테두리나 몸통의 이음매 부분이 손상됐다면 위험하다. 이 부분은 밀봉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몸통이 심하게 찌그러지거나 표면에 녹이 발생한 통조림. 특히 뚜껑과 바닥의 테두리, 이음매 부분이 손상됐다면 외부 공기와 미생물이 유입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몸통이 심하게 찌그러지거나 표면에 녹이 발생한 통조림. 특히 뚜껑과 바닥의 테두리, 이음매 부분이 손상됐다면 외부 공기와 미생물이 유입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캔이 깊게 패였거나 날카롭게 접힌 흔적이 이음매까지 이어졌다면 밀봉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 외부 공기와 미생물이 유입될 수 있는 상태다. 녹이 슨 캔도 마찬가지다. 표면의 가벼운 녹과 달리, 부식이 심해 구멍이 날 것처럼 약해졌다면 내용물을 신뢰하기 어렵다.

통조림 수명을 결정하는 올바른 보관법

통조림의 안전은 보관 장소에서 시작된다. 개봉하지 않은 통조림이라도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창가나 열기가 많은 가스레인지 주변은 피해야 한다. 고온에 장기간 노출되면 내용물의 품질이 빠르게 저하된다. 습기가 많은 싱크대 하부장도 캔에 녹이 슬기 쉬워 좋은 장소가 아니다. 서늘하고 건조하며 통풍이 잘되는 찬장이 최적의 장소다.
서늘하고 건조한 주방 찬장에 정리된 참치·햄·옥수수 통조림. 직사광선과 열기, 습기를 피해 보관하고, 개봉 후 남은 내용물은 별도의 밀폐용기에 옮겨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 서늘하고 건조한 주방 찬장에 정리된 참치·햄·옥수수 통조림. 직사광선과 열기, 습기를 피해 보관하고, 개봉 후 남은 내용물은 별도의 밀폐용기에 옮겨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일단 캔을 개봉했다면 더 이상 상온 보관 식품이 아니다. 먹고 남은 내용물은 깨끗한 밀폐 용기에 옮겨 담아 냉장 보관하고, 가급적 2~3일 내에 소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캔 채로 보관하면 금속 맛이 배거나 다른 음식 냄새가 섞일 수 있어 위생과 품질 유지에 불리하다.

결국 통조림을 안전하게 소비하는 핵심은 날짜에만 의존하지 않는 습관이다. 캔의 팽창, 누액, 심각한 찌그러짐과 부식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불필요한 음식물 낭비를 막고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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