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실만 믿었는데’… 아침밥 저녁에 얼렸다가 식중독 걸리는 이유

갓 지은 밥에도 살아남는 균의 정체... 실온 방치 시간이 결정적

냉동해도 소용없는 독소,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했다

많은 가정이 남은 밥을 냉동실에 보관한다. 필요할 때마다 간편하게 데워 먹을 수 있어 편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심코 반복하는 한 가지 습관이 식중독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냉동 자체가 아니라, 밥을 지은 직후부터 냉동 전까지의 관리 방식이다. 특히 ‘실온 방치’ 시간이 문제의 핵심이다.

밥을 지어도 균이 살아남는 이유

쌀과 같은 곡물에는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라는 식중독균이 존재할 수 있다. 이 균이 만드는 포자는 일반적인 조리 온도인 100℃에서도 살아남는 특성이 있다.
식사가 끝난 뒤 남은 밥이 식탁 위에 그대로 놓여 있는 모습. 밥을 냉동하기 전 실온에 오래 두는 과정이 식중독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식사가 끝난 뒤 남은 밥이 식탁 위에 그대로 놓여 있는 모습. 밥을 냉동하기 전 실온에 오래 두는 과정이 식중독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진짜 문제는 조리가 끝난 밥이 식는 과정에 있다. 밥솥에서 꺼낸 밥을 상온에 그대로 두면, 10~50℃ 사이에서 미생물이 증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 몇 시간 동안 유지된다. 바로 이 시간에 균이 빠르게 번식하며 독소를 생성한다.

냉동실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아침에 지은 밥을 저녁까지 식탁에 뒀다가 뒤늦게 냉동실에 넣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흔히 냉동하면 모든 균이 죽는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갓 지은 밥을 넓고 얕은 용기에 나눠 담아 열기를 식히는 장면. 밥이 위험 온도 구간에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냉각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표현했다.
▲ 갓 지은 밥을 넓고 얕은 용기에 나눠 담아 열기를 식히는 장면. 밥이 위험 온도 구간에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냉각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표현했다.


한 끼 분량으로 소분한 밥을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한 모습. 남은 밥을 한꺼번에 보관하기보다 필요한 양만 꺼내 먹을 수 있도록 나눠 보관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 한 끼 분량으로 소분한 밥을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한 모습. 남은 밥을 한꺼번에 보관하기보다 필요한 양만 꺼내 먹을 수 있도록 나눠 보관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냉동은 미생물의 증식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할 뿐, 이미 생성된 균이나 독소를 없애지는 못한다. 오히려 냉동했던 밥을 해동하는 순간, 억제됐던 미생물은 다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뜨겁게 데우면 괜찮다는 생각의 함정

실온에 오래 방치된 밥을 전자레인지에 뜨겁게 데우면 안전할 것이라고 믿기 쉽다. 그러나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이 만들어낸 일부 독소는 열에 강한 내성을 지녀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냉동했던 밥을 전자레인지에서 충분히 가열한 뒤 식사하는 장면. 한 번 해동한 밥은 다시 냉동하지 않고 바로 먹는 것이 좋다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담았다.
▲ 냉동했던 밥을 전자레인지에서 충분히 가열한 뒤 식사하는 장면. 한 번 해동한 밥은 다시 냉동하지 않고 바로 먹는 것이 좋다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담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후 처리가 아닌 사전 예방이다. 밥이 남았다면 실온에 방치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빨리 식혀 냉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먹을 만큼 소분해 넓은 그릇에 펼쳐 식히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한 번 해동한 밥은 재냉동하지 말고, 충분히 가열해 즉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냉동실을 만능 해결사로 여기던 습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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