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이면 상해요’ 여름 시장 떡, 냉장고도 믿으면 안 되는 진짜 이유

소비기한 없는 ‘조리 식품’의 함정…콩가루·기름 바른 떡은 특히 위험

실내 온도 30도 넘으면 세균 번식 속도 급증, 안전한 보관법은 따로 있다

시장이나 떡집에서 갓 만든 떡을 살 때면 흔히 소비기한 표시를 찾아보기 어렵다. 포장지가 없거나 투명 비닐에만 담아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여기에는 예상치 못한 위험이 숨어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아닌, 현장에서 바로 만들어 파는 떡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상 ‘조리 식품’으로 분류된다. 법적으로 소비기한 표시 의무가 없는 것이다.
시장이나 떡집에서 바로 만든 떡은 포장과 소비기한 표시 없이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 시장이나 떡집에서 바로 만든 떡은 포장과 소비기한 표시 없이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떡을 별다른 가열 조리 없이 바로 먹는다는 점이다.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잠시만 방심해도 미생물이 빠르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소비기한 없는 떡, 콩가루와 기름이 문제였다

모든 떡이 같은 속도로 변질되지는 않는다. 떡 자체는 찌는 과정에서 대부분 살균되지만, 이후 어떤 재료가 추가되느냐에 따라 보관 가능 시간이 크게 달라진다.
대표적인 것이 콩가루나 팥고물을 묻힌 떡이다. 이 고물에 있던 미생물이 떡으로 옮겨가 다시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름을 바른 떡 역시 시간이 지나며 기름이 산패할 위험을 안고 있다.
콩가루나 팥고물, 기름이 더해진 떡은 후처리 과정에서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 콩가루나 팥고물, 기름이 더해진 떡은 후처리 과정에서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중앙대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 역시 떡이 쪄지는 과정에서 살균되지만, 고물이나 기름을 더하는 후처리 과정에서 미생물 번식 가능성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구입 후 빠른 섭취가 중요한 배경이다.

여름철 30도 넘으면 2시간도 버티기 힘들다

상온 보관 시간의 핵심 변수는 바로 ‘온도’다. 흔히 ‘상온’이라고 하지만 여름철 실내 온도는 천차만별이다.
에어컨을 가동해 실내 온도가 20도 정도로 유지된다면 당일 안에 먹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운 환경에 에어컨 없이 떡을 보관하면 상황은 급변한다.
여름철 높은 실내 온도에서는 떡이 빠르게 변질될 수 있어 구입 후 오래 상온에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여름철 높은 실내 온도에서는 떡이 빠르게 변질될 수 있어 구입 후 오래 상온에 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환경에서는 최악의 경우 2시간 안에도 떡이 상할 수 있다. 시장에서 떡을 사 들고 다른 볼일을 본 뒤 귀가하는 짧은 시간에도 변질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안전하게 오래 먹으려면 냉동이 유일한 해답

시장 떡을 당일 먹지 못한다면 냉장 보관보다 냉동 보관이 훨씬 안전하다. 냉동 상태에서는 미생물이 사실상 활동을 멈추기 때문이다.
가정용 냉동고에 보관할 때는 가급적 가장 낮은 온도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낮은 온도에서 빠르게 얼려야 미생물 증식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당일 먹지 않을 떡은 소분해 냉동실에 넣어두면 변질 위험을 줄이고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 당일 먹지 않을 떡은 소분해 냉동실에 넣어두면 변질 위험을 줄이고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물론 냉동과 해동 과정에서 떡 고유의 쫄깃한 식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바로 먹을 양과 오래 보관할 양을 구입 즉시 구분해, 보관할 떡은 상온에 방치하지 말고 바로 냉동실에 넣는 습관이 중요하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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