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85개 크기인데 입장료 공짜? 이순신 비밀기지였던 섬

평화로운 남해 바다 뒤에 숨겨진 거대 군사 도시의 흔적

난중일기 1029일 기록이 쓰여진 역사적 현장

한산도 항공뷰 / 사진=통영투어
▲ 한산도 항공뷰 / 사진=통영투어


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20분 남짓. 푸른 남해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은 평화로운 주말 나들이 장소로 먼저 떠오른다. 수려한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여느 관광지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곳의 진짜 모습은 따로 있다. 섬 전체가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핵심 사령부이자, 이순신 장군이 직접 지휘했던 거대한 군사 도시였다는 사실이다.

무기를 만들고 적의 동태를 살피던 최전선 기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현장으로 들어선다.

제승당 / 사진=통영투어
▲ 제승당 / 사진=통영투어

축구장 85개 넓이가 하나의 군사 기지였다

겉보기와 달리 이 섬의 역사는 삼엄한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도에 위치한 제승당 일대는 부지 면적만 60만971㎡에 달하는 거대한 요새였다. 축구장 약 85개에 해당하는 넓이다.

단순한 지휘 본부를 넘어,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 군사 도시로 기능했다. 진두마을은 수군이 진을 쳤던 곳에서, 창동은 군수물자 창고가 있던 곳에서 지명이 유래했다. 소금을 생산하던 염개까지, 모든 것이 전쟁 수행을 위해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오늘날 평화로운 마을 이름 속에 치열했던 과거의 흔적이 새겨져 있는 셈이다.

한산도 제승당 / 사진=통영투어
▲ 한산도 제승당 / 사진=통영투어


난중일기 기록 1029일이 바로 이곳에서 탄생했다

이순신 장군은 이곳에 머물며 전체 난중일기 중 1,029일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을 남겼다. 지휘 본부의 중심인 제승당 본관은 정면 5칸 규모로, 1976년 대규모 정화 작업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경내에는 실전 훈련을 위한 시설도 마련되어 있었다. 바다를 향해 활을 쏘던 해상 활터 ‘한산정’은 과녁까지의 거리가 약 145m에 이른다. 화살 재료인 대나무를 조달하던 댓섬과 바다 위에서 적을 감시하던 거북등대의 존재는 이곳이 얼마나 철저하게 운영된 군사 기지였는지 보여준다.

이 모든 걸 보는데 입장료와 주차비가 없다

제승당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 제승당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삼엄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 한산도는 남해의 절경을 품은 휴식 공간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약 1km 길이의 ‘하트길’ 해안 산책로가 조성되어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기 좋다. 섬 최고봉인 망산(해발 293m)을 거쳐 진두항으로 이어지는 7.4km 트레킹 코스도 인기다.

가족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역사 탐방과 산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셈이다. 통영항에서 배편을 이용하면 약 20분 만에 닿을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을 둘러보는 데 필요한 제승당 관람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라는 사실이다. 관람 시간은 하절기(3~10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동절기(11~2월)는 오후 5시까지다.

제승당 산책로 / 사진=통영투어
▲ 제승당 산책로 / 사진=통영투어
제승당 항공뷰 / 사진=통영투어
▲ 제승당 항공뷰 / 사진=통영투어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