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골목에서 시간을 거슬러”…선사 유적부터 외국인 묘역까지

검단선사박물관 청동기 유물과 선사 시대 생활상
녹청자박물관 도자기와 개항기 외국인 묘역

산자락 아래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외국인 묘지.<br>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 산자락 아래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외국인 묘지.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인천에는 개항기보다 훨씬 앞선 시대의 흔적도 남아 있다. 검단에서 출토된 청동기 시대 집터와 고려 서민들이 쓰던 녹청자, 개항 이후 인천에서 활동한 외국인들의 묘역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역사의 층위를 보여준다.

세 곳은 한 동네에 모여 있지 않다. 서구의 박물관 두 곳과 부평의 묘역을 잇는 일정인 만큼 이동 시간을 고려해 순서를 잡으면 각 공간의 성격을 차분히 살필 수 있다.

검단선사박물관의 선사 유적과 청동기 집터

녹청자박물관에 철화 기법 설명판과 함께 진열된 다양한 문양의 도자기 유물들.<br>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 녹청자박물관에 철화 기법 설명판과 함께 진열된 다양한 문양의 도자기 유물들.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검단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발굴된 유물을 만나는 곳이 검단선사박물관이다. 구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까지의 유적을 중심으로, 조선 시대에 이르는 지역의 생활 흔적도 함께 다룬다.

전시실에는 빗살무늬토기를 볼 수 있는 움집 공간과 멧돼지 사냥 장면을 입체적으로 연출한 전시가 마련돼 있다. 돌도끼와 돌칼 등 생활 유물도 함께 전시되며, 검단에서 발굴된 청동기 시대 집터는 당시 주거 환경을 짐작하게 한다.

관람 뒤 야외 공간에서는 투호 놀이를 할 수 있고, 사슴과 원시인 모형이 있는 포토존도 이용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30분이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하고, 수요일에는 오후 8시까지 연장 개방한다.

선사 시대 사냥 장면과 생활 유물을 생생하게 연출한 검단선사박물관 전시실.<br>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 선사 시대 사냥 장면과 생활 유물을 생생하게 연출한 검단선사박물관 전시실.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녹청자박물관에 담긴 고려 서민 도자기

화려한 상감청자와 달리 녹청자는 푸른빛과 녹빛이 섞인 소박한 색감이 특징이다. 녹청자박물관은 인천 경서동 가마터에서 나온 유물을 통해 고려 시대 서민 도자기의 쓰임과 제작 과정을 소개한다.

역사전시실에는 경서동 출토 유물과 시대별 청자, 철화 기법 설명판, 도자기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모형이 있다. 야외 뜰에는 전통 가마를 재현해 놓았으며, 옹기 항아리와 도자기 조형물이 놓인 산책로도 이어진다.

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입장은 오후 5시 30분에 마감한다.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 날, 1월 1일, 설·추석 연휴에는 문을 닫는다. 두 박물관 모두 전시 관람과 야외 공간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어린이와 동행하는 일정에도 선택지가 된다.

개항기 인천을 비추는 외국인 묘역

서구의 박물관에서 부평으로 이동하면 인천가족공원 외국인묘지가 자리한다. 19세기 말 개항 이후 인천을 거점으로 활동하다 세상을 떠난 외국인들이 잠든 곳으로, 흩어져 있던 묘역을 옮겨 정비했다.

묘역에는 미국·영국·독일·러시아 출신 통역관과 선교사, 의사 등의 비석이 남아 있다. 산책로를 따라 석조 묘비와 십자가를 지나면 비문 속 이름과 이력이 개항기 인천의 국제적인 풍경을 전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박물관의 전시가 유물과 재현 공간으로 과거의 생활상을 보여준다면, 이곳에서는 묘비와 비문이 당시 인천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흔적을 남긴다. 선사 시대 유적에서 개항기 묘역까지 이어지는 일정은 인천의 역사를 한 시대에 가두지 않고 살펴보게 한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