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고르다 골목에 눌러앉겠네”…1964년 문 연 안성 독립서점 산책

동방서림 블라인드북과 3대째 이어온 책방 풍경

옛 군수관사 문화창작플랫폼부터 레트로 카페까지

따스한 분위기의 동방서림.<br>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 따스한 분위기의 동방서림.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북적이는 관광지보다 조용한 골목을 걷고 싶을 때, 안성에서는 책방과 전시 공간, 레트로 카페를 잇는 산책 코스를 만날 수 있다. 1964년 문을 연 독립서점부터 옛 군수관사를 고쳐 만든 문화공간까지, 각 장소는 안성의 오래된 풍경과 지금의 문화 활동을 함께 품고 있다.

네 곳은 책을 읽고 체험을 즐긴 뒤 카페에서 쉬는 순서로 둘러볼 수 있다. 첫 목적지인 동방서림은 시장을 지나 골목 안쪽 건물 2층에 자리해, 계단을 오르는 순간부터 책방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동방서림 블라인드북과 독서 공간

동방서림은 3대째 가업을 이어온 안성의 독립서점이다. 젊은 부부 책방지기가 운영하며 어린이 그림책부터 청소년 추천 도서까지 갖췄고, 내부에는 독서모임 공간과 아이들이 책을 읽을 자리도 마련했다.

방문객 메모가 붙은 창문 옆에는 책 제목과 표지를 가린 블라인드북 코너가 있다. 연령대나 성별, 취향에 맞춘 설명을 보고 책을 고르는 방식이다. 안성 독서모임 ‘은하수 북클럽’ 추천 도서를 사면 가정에서 활용할 질문 활동지도 받을 수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잔디 매트 공간은 잠시 앉아 책장을 넘기기 좋다. 평일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5시까지이며 일요일은 쉰다. 문화 행사에 따라 임시 휴무가 생길 수 있다.
옛 안성 군수관사를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 문화창작플랫폼.<br>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 옛 안성 군수관사를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 문화창작플랫폼.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문화창작플랫폼과 추억의 거리

책방에서 걸음을 옮기면 옛 안성 군수관사를 리모델링한 문화창작플랫폼이 나온다. 안성의 역사 자료와 지역 예술인 작품, 유기를 볼 수 있으며 주민 대관과 기획 전시도 진행한다. ‘로컬 웰니스 프로젝트’ 2부 전시는 2027년 1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상시 체험에는 안성의 포도·배·쌀 모양 장식을 꿰는 키링 만들기와 지역 풍경 컬러링이 있다. 문화창작플랫폼에서 도보 약 5분 거리에는 정미소와 연탄집, 이발관의 흔적이 남은 안성문화로74번길이 이어진다. 전시 테마에 맞춘 쿠키 만들기와 노리개 소원카드는 간단한 미션을 하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안성문화로74번길은 다음 전시 준비로 2026년 10월 20일부터 30일까지 임시 휴관한다. 방문일이 이 기간에 걸린다면 전시 공간을 빼고 주변 골목을 걷는 일정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흥미로운 체험이 가득한 안성문화로74번길 내부.<br>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 흥미로운 체험이 가득한 안성문화로74번길 내부.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영삼삼사에서 만나는 아날로그 소품

골목 산책의 끝에는 안성의 옛 지역번호 ‘0334’에서 이름을 딴 카페 영삼삼사가 있다. 내부에는 작은 텔레비전과 스피커, 모자, 시계, 커피잔 등 오래된 소품이 놓였고, 2층에서는 안성 도심 골목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커피와 함께 옛 휴대전화나 MP3 플레이어를 이용할 수 있으며, 대표 메뉴 ‘No. 5’는 라테에 엑설런트 아이스크림을 올린 음료다. 디저트는 매장에서 따로 판매하지 않지만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하다. 오전 11시 1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고, 마지막 주문은 오후 6시 40분이다.

책방에서 오래 머물거나 체험 시간을 넉넉히 잡으면 네 곳을 한 번에 도는 일정은 길어질 수 있다. 각 공간의 휴무일과 운영시간을 먼저 확인하면, 책과 전시 사이에 골목 풍경을 차분히 끼워 넣을 수 있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