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눈앞까지 갔는데… ‘발 디디면 징역 2년?’ 이 섬의 정체

서귀포 앞바다에 뜬 의문의 섬, 24년째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진짜 배경

대신 유람선과 잠수함으로만 볼 수 있는 63종 산호의 비경

제주 문섬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 제주 문섬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제주 서귀포 앞바다, 유람선을 타고 다가간 섬 앞에서 많은 여행객이 아쉬움을 삼킨다. 눈앞에 비경을 두고도 섬에는 발을 디딜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섬은 바로 천연기념물 제421호로 지정된 문섬(蚊島)이다.

문섬과 인근 범섬 일대는 정부가 지정한 천연보호구역이다. 육상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숨어있다. 희귀한 지질 구조와 국내 최대 규모의 연산호 군락지가 바로 그 배경이다. 상황은 2000년 7월 지정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발 디디면 벌금 2천만 원, 그 이유

단순한 출입 통제 수준이 아니다. 학술조사 등 특수한 목적 없이 무단으로 상륙할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는 섬의 육상부(190,412㎡)에 한정된 조치다. 실제 레저 활동이 이뤄지는 해역부는 제한 대상에서 제외되어 스쿠버다이빙 등은 가능하다.

강력한 법적 조치는 섬의 생태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한번 훼손된 자연은 되돌리기 어렵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제주 문섬 잠수함 / 사진=서귀포 잠수함
▲ 제주 문섬 잠수함 / 사진=서귀포 잠수함


63종 산호가 사는 바닷속 비밀정원

문섬은 조면암질 용암돔으로 이뤄진 독특한 기생화산체다. 파도에 깎인 해안 절벽과 풍화혈이 발달해 그 자체로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하지만 문섬의 진짜 가치는 바닷속에 있다.

섬 주변 해역은 다채로운 산호충류의 서식지다. 2022년 조사에서만 총 63종의 산호가 확인될 정도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형형색색의 연산호가 군락을 이룬 모습은 그야말로 ‘바닷속 정원’이다. 이 때문에 다이버들 사이에서는 성지로 통하기도 한다.
제주 문섬 스쿠버다이빙 / 사진=비짓제주
▲ 제주 문섬 스쿠버다이빙 / 사진=비짓제주


육지가 안 되면 바다로, 유일한 관람법

육지에서의 접근은 불가능하지만, 이 비경을 감상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귀포항 인근에서 출발하는 유람선과 잠수함이 그 유일한 해답이다. 어떤 방법을 택할지는 여행 예산과 취향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서귀포유람선은 하루 3회(11:30, 14:00, 15:20) 운항하며 문섬과 범섬, 외돌개 등 서귀포 해안 명소를 두루 둘러본다. 요금은 성인 기준 2만 4,000원이다. 바닷속 풍경이 궁금하다면 서귀포잠수함이 대안이다. 40분 간격으로 운항하며 수심 깊은 곳의 산호 군락을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다.

문섬 관람 전후로는 인근 천지연폭포나 외돌개를 함께 둘러보는 코스도 좋다. 엄격한 규제 속에서만 허락된 관람 방식이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경험으로 남는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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