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씻었는데 주변까지 오염”…생닭 물세척 때 세균 최대 90cm 확산

생닭 세척과 교차오염 위험
키친타월 손질·냉장 보관·가열 기준

생닭 물세척 시 세균이 주변 90cm까지 확산되는 모습.
▲ 생닭 물세척 시 세균이 주변 90cm까지 확산되는 모습.


닭볶음탕이나 백숙을 준비하면서 생닭을 물에 씻는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핏물과 기름기를 없애려는 행동이지만, 물줄기가 닿는 순간 주변 조리대와 식기까지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세척 여부를 가르는 건 닭 표면의 깨끗함만이 아니다. 물방울이 어디까지 튀는지, 손질 뒤 어떤 도구를 만지는지에 따라 식재료 사이의 오염 위험도 달라진다.

생닭 물세척과 교차오염

2022년 학술지 ‘플루이드 피직스’에 발표된 미국 몬태나주립대 연구에서는 생닭에 수돗물을 흘려보낸 뒤 주변 배양 접시에서 세균이 자라는 현상이 확인됐다. 씻는 과정에서 생긴 미세 물방울이 닭 표면의 세균을 주변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결과다.

수도꼭지와 닭 사이가 멀수록 물이 튀는 범위도 넓어졌다. 연구에서 40cm 높이로 물을 흘렸을 때는 15cm 높이보다 세균이 퍼진 범위가 넓었고, 말랑한 닭 표면은 단단한 그릇보다 물방울이 잘 튀는 조건이었다.

미국 드렉셀대 연구진과 영국 식품기준청 조사에서도 생닭을 씻을 때 튄 물방울이 세척 지점에서 최대 약 90cm까지 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크대 주변에 둔 도마나 식기, 바로 손질하려던 채소가 오염될 가능성이 생긴다.

생닭 물세척 시 세균이 최대 90cm까지 주변으로 확산되는 모습.
▲ 생닭 물세척 시 세균이 최대 90cm까지 주변으로 확산되는 모습.

씻기보다 닦고, 순서를 나누기

포장된 생닭은 위생 처리돼 별도로 씻지 않고 조리해도 된다. 핏물이 거슬리면 키친타월로 눌러 닦은 뒤 바로 버리고, 손을 씻는 편이 주변으로 물을 튀기는 일을 줄인다.

닭 냄새나 기름기가 걱정될 때는 물로 헹구기보다 끓는 물에 잠깐 데쳐 초벌 삶기를 할 수 있다. 데친 물은 버리고 새 물로 본 조리를 시작하면 세척 과정에서 생기는 물방울 확산을 피할 수 있다.

생닭을 꼭 씻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채소를 먼저 씻어 다른 곳에 두고, 닭은 마지막에 손질하는 순서가 낫다. 물줄기를 약하게 하고 수도꼭지를 닭 가까이 낮춘 뒤, 사용한 싱크대는 세제로 닦아야 한다.

생닭 물세척 시 세균이 주변 90cm까지 확산될 수 있다.
▲ 생닭 물세척 시 세균이 주변 90cm까지 확산될 수 있다.

손질 뒤 보관과 가열 기준

생닭을 만진 손은 비누로 30초 이상 씻은 다음 다른 식재료를 다뤄야 한다. 도마와 칼도 세제로 씻고, 채소나 바로 먹는 음식에 쓰는 조리도구와 구분하면 손과 도구를 통한 교차오염을 줄일 수 있다.

냉장고에서는 생닭을 밀폐용기에 담아 맨 아래 칸에 둔다. 핏물이 흘러 다른 반찬이나 식재료에 닿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마지막 기준은 충분한 가열이다. 닭고기 중심온도를 75℃로 올려 1분 이상 익히고 분홍색 속살이 남지 않게 조리해야 한다. 소금물이나 식초, 레몬즙에 담그는 것만으로 식중독균이 제거되지는 않는다.

생닭 물세척 시 세균이 주변 90cm까지 확산될 수 있다.
▲ 생닭 물세척 시 세균이 주변 90cm까지 확산될 수 있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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