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에서 면세 쇼핑은 여권을 보여주고 계산대에서 세금을 뺀 금액을 내는 방식으로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11월 1일부터 구매와 환급의 순서가 달라지면서 쇼핑 예산과 출국 전 절차도 함께 바뀌었다.
면세를 받는 과정에는 새로 확인해야 할 단계가 생겼고, 기존에 적용되던 일부 구매 제한은 사라졌다. 여러 매장에서 쇼핑하거나 고가품을 살 계획이라면 계산대와 공항에서 필요한 일이 달라진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일본 면세와 소비세 환급의 달라진 순서
기존에는 면세점에서 여권을 제시하면 소비세를 제외한 금액으로 물건을 살 수 있었다. 개편 뒤에는 소비세가 포함된 가격을 먼저 결제하고, 출국할 때 구매한 물품의 반출 여부를 확인받은 뒤 세금을 돌려받는다.따라서 쇼핑 당일 필요한 금액은 예전 면세 결제액보다 커질 수 있다. 환급은 현금 지급이나 사전에 지정한 신용카드의 매출 취소 등으로 이뤄지며, 이용 가능한 방식은 매장과 환급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행 중 여러 면세점에서 구매할 예정이라면 결제에 쓸 예산과 출국 때 받을 환급을 따로 계산하는 편이 실용적이다. 구매 시점에 절약한 세금으로 다음 쇼핑을 이어가던 소비 방식도 바뀌게 됐다.
출국 확인과 공항 환급 절차
면세품을 산 뒤 일본 안에서 되파는 불법 재판매를 막는 것이 제도 개편의 배경이다. 기존에는 구매 물품이 실제로 국외로 반출되는지 모두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새 방식은 출국 과정에서 물품 확인을 거쳐 환급하도록 설계됐다.도쿄 세관 등은 하네다공항을 비롯한 주요 공항에 환급 관련 단말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공항에서 물품 확인과 환급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출국 당일에는 면세품을 확인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관련 절차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일본이 1952년 구매 단계 면세 제도를 도입한 뒤 74년 만에 이뤄진 근본적인 변경이다. 매장에서 즉시 세금을 빼주던 방식이 출국 때 확인하고 돌려주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여행객의 결제와 공항 동선 모두 달라졌다.
구매 한도 폐지와 업계 전망
한편 소모품에 적용됐던 1인당 하루 50만 엔의 면세 구매 한도는 폐지됐다. 기존 한도는 약 423만원에 해당하며, 의약품과 화장품 등 소모품을 살 때 적용되던 금액 제한이 사라졌다.면세품을 투명한 전용 봉투에 담아야 했던 포장 의무도 없어졌다. 다만 포장 규정이 사라졌다고 해서 출국 때 물품 확인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므로 두 절차를 구분해야 한다.
일본 유통업계에서는 면세 판매 요건이 간소화돼 소매업체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와, 구매 단계에서 세금을 아껴 추가 쇼핑에 쓰던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백화점과 고급 시계점 등에서는 단기적으로 고가품 매출이 10~20%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면세 쇼핑을 계획한 여행객에게는 구매 한도보다 먼저 결제 방식과 출국 환급 절차를 확인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