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몸속에 남을 수도 있다”…민물고기 회에서 조심해야 할 기생충

민물고기 회와 담관 감염 경로
생선회·육류·생채소의 기생충 위험

민물고기 회 속 간흡충, 초고추장으로 제거 어려워 주의 필요
▲ 민물고기 회 속 간흡충, 초고추장으로 제거 어려워 주의 필요


쌀쌀한 날씨에 기름이 오른 생선회와 해산물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초고추장이나 식초를 곁들이면 기생충까지 없앨 수 있다고 여기기 쉽지만, 양념만으로 감염 위험을 차단하기는 어렵다. 식품에 따라 기생충이 침투하는 부위와 증상도 다르다.

감염 뒤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민물고기 회를 통해 들어온 기생충은 간의 담관에 오래 머물 수 있고, 생선회나 덜 익힌 육류는 급성 통증이나 전신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식재료별 감염 경로를 살펴보면 주의할 지점이 달라진다.

민물고기 회와 담관 속 간흡충

붕어와 잉어 등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먹으면 간흡충 유충이 몸에 들어올 수 있다. 유충은 소화관을 지나 간 안쪽 담관으로 이동해 점막에 붙고, 염증과 조직 손상을 일으킨다.

감염 초기에는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간흡충은 인체에서 20년 이상 생존하기도 한다. 장기간 감염이 이어지면 담관 조직이 만성적으로 손상되고 담관암 위험이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간흡충을 발암성 기생충으로 분류한다.

감염됐다고 모두 암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식초에 담그거나 강한 양념에 버무려도 기생충이 사멸하지 않으므로, 민물고기는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민물고기 회 속 간흡충 유충이 간 담관에 붙어 있다.
▲ 민물고기 회 속 간흡충 유충이 간 담관에 붙어 있다.

생선회와 육류에 숨은 유충

바다 생선회와 생오징어에는 아니사키스, 이른바 고래회충 감염 위험이 있다. 유충이 든 해산물을 날것으로 먹으면 위벽을 파고들어 칼로 찌르는 듯한 복통을 일으킬 수 있으며, 위내시경 검사 중 발견되기도 한다. 초고추장이나 식초를 곁들이는 것으로는 제거되지 않는다.

멧돼지 등 야생동물 고기와 덜 익힌 돼지고기는 선모충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 유충은 소화관을 거쳐 혈류를 타고 근육에 자리 잡는다. 초기 복통과 설사에 이어 발열, 심한 근육통, 눈 주위 부종이 나타날 수 있어 겉면뿐 아니라 고기 중심부까지 익혀야 한다.

민물고기 회 속 간흡충 유충, 초고추장에도 생존 상태.
▲ 민물고기 회 속 간흡충 유충, 초고추장에도 생존 상태.


생채소 세척과 검사 기준

생채소도 오염된 농업용수나 토양과 접촉하면 안전지대가 아니다. 상추와 깻잎, 샐러드용 채소 표면에 사이클로스포라 같은 미세 기생충이 묻을 수 있다. 감염되면 물설사와 복통, 체중 감소가 나타나며 고령층은 설사로 인한 탈수에 유의해야 한다.

유기농 재배 여부만으로 기생충 오염을 막을 수는 없다. 채소는 흐르는 물에 잎 사이까지 씻고, 생선과 육류는 식재료에 맞춰 충분히 가열하는 편이 안전하다. 과거 민물고기 회를 자주 먹었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소화기 증상이 이어진다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생충은 종류마다 기생 부위와 치료제가 다르다. 시중 일반 구충제 한 알이 모든 기생충을 없애는 것은 아니므로, 증상이나 섭취 이력이 있다면 자가 복용에 기대기보다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민물고기 회 속 간흡충, 20년 이상 인체 내 생존 사례.
▲ 민물고기 회 속 간흡충, 20년 이상 인체 내 생존 사례.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
저작권자 ⓒ DiG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