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차 떡집 사장님 한숨 “냉동떡, 찜기에 바로 넣지 마세요”

돌처럼 굳은 떡도 쫀득하게 살리는 방법, 찜기만 고집하면 손해

떡볶이·떡국·구이, 요리 따라 해동법 따로 있었다… 식감 살리는 핵심

냉동실에 넣어둔 가래떡은 편하지만 막상 꺼내 보면 돌처럼 굳어 있어 난감할 때가 많다. 많은 사람이 이럴 때 일단 찜기부터 올리지만, 이는 오히려 떡의 식감을 망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27년 경력의 한 떡집 사장은 모든 냉동떡에 찜기가 정답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떡볶이를 만들지, 떡국에 넣을지, 아니면 구워 먹을지에 따라 해동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떡의 용도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 데 있다.

가래떡이 돌처럼 굳는 데는 이유가 있다

냉동 가래떡이 단단해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떡의 주성분인 전분이 시간이 지나며 노화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조직이 딱딱해진다. 실온에 어중간하게 두면 겉은 마르고 속은 질겨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냉동 보관 중 수분이 빠지고 전분이 굳어 단단해진 가래떡의 모습.
▲ 냉동 보관 중 수분이 빠지고 전분이 굳어 단단해진 가래떡의 모습.
그래서 떡은 처음부터 -18도 이하에서 제대로 냉동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온도에서는 전분 노화 진행을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어, 해동했을 때 본래의 쫀득한 식감을 되찾을 가능성이 커진다. 먹을 만큼 소분해 밀봉하는 습관도 필수다. 500g 기준 식용유 1큰술을 버무려 얼리면 떡끼리 들러붙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요리마다 해동법이 달라지는 배경

떡 자체의 촉촉함을 즐기고 싶을 땐 찜기가 유용하다. 다만 김이 충분히 오른 찜기에 5~10분 정도만 짧게 쪄야 한다. 젓가락으로 눌러 탄력 있게 말랑해지면 바로 꺼내는 것이 좋다. 너무 오래 찌면 떡이 물러져 식감이 무너진다.
떡 자체의 쫀득함을 즐길 때는 김이 오른 찜기에 짧게 쪄 말랑하게 만든다.
▲ 떡 자체의 쫀득함을 즐길 때는 김이 오른 찜기에 짧게 쪄 말랑하게 만든다.


반면 떡국이나 떡볶이처럼 국물 요리에 쓸 떡은 굳이 완전 해동할 필요가 없다. 겉에 붙은 성에만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내고 바로 국물에 넣는 편이 낫다. 찜기에서 미리 푹 쪄버린 떡은 국물 안에서 쉽게 퍼져버려 쫀득함이 사라진다.

급하게 사용하거나 구워 먹을 떡이라면 전자레인지가 더 효율적이다. 떡 표면에 물을 살짝 뿌리거나 물컵을 함께 넣고 30초 단위로 짧게 끊어 돌려야 한다.
물을 살짝 더해 30초씩 짧게 돌려 속만 부드럽게 풀어주는 방법.<br>
▲ 물을 살짝 더해 30초씩 짧게 돌려 속만 부드럽게 풀어주는 방법.




속을 살짝 풀어준다는 느낌으로만 해동한 뒤, 기름을 두른 팬에 약불로 구워야 ‘겉바속촉’ 식감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살짝 해동한 가래떡을 약불의 팬에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하게 만든다.
▲ 살짝 해동한 가래떡을 약불의 팬에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하게 만든다.


결국 냉동떡을 다룰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찜기에 물을 올리는 것이 아니다. 이 떡으로 어떤 요리를 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이 순서 하나만 바꿔도 냉동실에서 막 꺼낸 떡의 맛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한 번 녹인 떡을 다시 얼리면 조직이 상해 맛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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