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미나리와 삼겹살이 식탁 위에 놓여 있다.
삼겹살 곁에 놓인 미나리는 아삭한 식감과 향 때문에 생으로 먹는 경우가 많다. 물과 가까운 곳에서 자라는 채소라는 점 때문에 세척과 위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에서는 미나리를 생으로 먹으면 기생충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는 주장도 퍼져 있다. 재배 환경과 감염 경로를 구분하면 막연한 공포 대신 실제로 살펴야 할 위생 수칙이 드러난다.
미나리 재배 환경과 생채소 위생
미나리는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를 함유한 채소다. 다만 오염된 물이나 토양에 노출되거나 수확·유통 과정에서 위생 관리가 미흡하면 표면에 병원성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등 미생물이 묻을 수 있다.이런 식품 위생 문제는 미나리뿐 아니라 상추와 시금치, 깻잎처럼 생으로 먹는 채소에도 해당한다. 생채소는 조리 과정의 가열이 없으므로 눈에 흙이 보이지 않는다고 오염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판매되는 미나리 대부분에 기생충이 있거나, 생으로 먹는 즉시 감염된다는 뜻은 아니다. ‘생미나리를 먹으면 감염 확률이 90%’라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 위험은 재배 지역의 수질과 위생 관리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미나리 재배지에서 수확된 신선한 미나리 묶음 모습.
간흡충과 민물고기 감염 경로
간흡충은 미나리보다 감염된 민물고기를 날것이나 덜 익힌 상태로 먹을 때 감염되는 것이 대표적인 경로다. 민물달팽이와 민물고기를 거치는 생활사를 지니며, 사람 몸에서는 담관에 기생할 수 있다.장기간 감염되면 담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만성 감염은 담관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물가에서 자란다는 이유만으로 미나리에 간흡충 유충이 붙어 사람을 감염시킨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다만 간흡충과 다른 기생충인 간질충은 오염된 물이나 감염성 유충이 붙은 수생식물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오염된 수생식물을 날로 먹는 것이 감염 경로로 알려져 있지만, 이를 국내 유통 미나리 전반의 오염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민물고기 섭취가 간흡충 감염의 주요 원인이다.
흐르는 물 세척과 조리도구 관리
생으로 먹을 미나리는 뿌리와 시들거나 상한 부분을 먼저 제거하고, 줄기와 잎을 펼쳐 이물질을 살핀다. 적당히 나눠 깨끗한 물에 담가 가볍게 흔든 뒤 흐르는 물에 줄기 사이와 잎 표면을 충분히 헹군다.일반 주방세제나 비누는 채소 세척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식초물이나 베이킹소다 물에 담그는 방식도 모든 세균과 기생충을 제거한다고 보장하지 않으며, 담가두는 것만으로 살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감염 위험에 더 취약한 고령자와 임신부,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생채소 대신 충분히 익힌 미나리를 선택할 수 있다. 항암 치료 중이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담당 의료진의 식품 위생 안내를 따르는 편이 안전하다.
미나리를 데치거나 국·찌개에 넣어 익히면 생으로 먹을 때보다 미생물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생고기를 손질한 도마와 칼을 씻지 않고 채소에 쓰면 교차오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조리도구도 구분해 관리해야 한다.
구매한 미나리는 신선할 때 먹고, 바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냉장 보관한다. 줄기가 물러지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지 확인하고, 재배 환경과 수질을 알기 어려운 야생 미나리는 생식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생미나리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세척한 후 섭취해야 한다.
정용호 기자 jdragon@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