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좋다더니…” 사과가 탄산음료보다 치아에 3.7배 나빴다

영국 연구팀이 밝혀낸 사과의 두 얼굴, 산과 당분 그리고 씹는 시간의 비밀

먹기 전 양치하고 먹은 뒤엔 30분… 치아 지키는 섭취법은 따로 있었다

아침 사과는 ‘금사과’로 불릴 만큼 건강 과일의 대명사로 꼽힌다. 풍부한 펙틴과 비타민, 식이섬유는 심혈관 질환 예방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식으로 익숙한 사과지만 산과 당분이 치아에 오래 닿는 섭취 습관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 건강식으로 익숙한 사과지만 산과 당분이 치아에 오래 닿는 섭취 습관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챙겨 먹던 이 습관이 오히려 치아와 잇몸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핵심은 사과 특유의 산과 당분, 그리고 다른 과일보다 긴 ‘씹는 시간’에 있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사과가 탄산음료보다 치아에 더 해롭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기존 상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사과가 탄산음료보다 치아에 3.7배 더 나빴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치과 연구소의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18~30세 성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과를 섭취했을 때 치아 상아질 손상 위험이 탄산음료보다 3.7배나 높게 나타났다. 상아질은 치아 신경과 혈관을 감싸는 중요한 조직이다.
사과는 오래 씹어 먹는 만큼 산과 당분이 입안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 사과는 오래 씹어 먹는 만큼 산과 당분이 입안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씹는 시간’의 차이에 주목했다. 사과는 음료처럼 바로 삼키는 것이 아니라 오래 씹는 음식이다. 이 과정에서 산과 당분이 입안에 길게 머물며 치아를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과 당분, 찌꺼기까지 삼중고 겪는 치아

사과의 산성 성분은 치아의 가장 바깥층인 에나멜층을 부식시킬 수 있다. 여기에 당분까지 더해지면 충치균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사과 섬유질이 치아 사이에 남으면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 꼼꼼한 구강 관리가 중요하다.
▲ 사과 섬유질이 치아 사이에 남으면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 꼼꼼한 구강 관리가 중요하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과의 풍부한 섬유질이 씹고 난 뒤 치아 사이에 찌꺼기로 남기 쉽다. 이 찌꺼기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세균이 증식해 충치와 잇몸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치아 지키려면 양치 순서부터 바꿔야 한다

만약 당신이 사과를 먹은 직후 바로 양치하는 습관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입안에 남은 산 성분과 치약의 연마제가 만나면 오히려 치아 표면을 더 빨리 닳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과를 먹은 직후에는 물로 입안을 헹구고, 이후 치실이나 치간칫솔로 치아 사이까지 관리하는 것이 좋다.
▲ 사과를 먹은 직후에는 물로 입안을 헹구고, 이후 치실이나 치간칫솔로 치아 사이까지 관리하는 것이 좋다.
치아를 보호하는 올바른 순서는 정반대다. 사과를 먹기 전에 미리 양치해 치약 성분으로 치아를 코팅하고, 먹은 뒤에는 물로 입안을 충분히 헹구는 것이 좋다.
칫솔질은 최소 30분을 기다렸다가 하는 것이 치아 손상을 막는 방법이다.

잇몸 약한 노년층은 특히 더 위험하다

이러한 위험은 특정 그룹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잇몸이 내려가 치아 뿌리가 드러나는 치아경부마모증 환자나, 자연적으로 치아 마모 속도가 빠른 노년층은 사과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페인의 한 연구에서는 사과의 산성 성분이 치아 표면의 세균 막인 치태(플라크) 생성을 촉진한다는 결과도 있다. 따라서 사과를 먹었다면 칫솔질만으로는 부족하다. 치실과 치간칫솔을 사용해 치아 사이에 낀 찌꺼기와 치태까지 꼼꼼히 제거해야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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