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성은 상시 개방되며 관람료가 없다. 성안 주차장은 소형차 약 20대를 수용하고, 자리가 없을 때는 가까운 무료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주차 걱정과 긴 이동을 줄이고 싶은 나들이에 어울리는 구조다.
은행나무와 대숲바람길
옛 면천초등학교 터에는 수령 약 1,100년으로 알려진 은행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201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들로, 복지겸 장군의 병을 낫게 하려고 딸 영랑이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주민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에 나무를 기리는 목신제를 지낸다.은행나무를 지나 영랑효공원 뒤편으로 가면 대숲바람길이 이어진다. 2018년 주민들이 조성한 산책로로, 걷는 데 약 5분이 걸리는 짧은 구간이다. 길 안쪽에 쉼터와 포토존이 있어 성곽을 걷는 중 잠시 발걸음을 늦추기 좋다.
성벽 안에 이어진 마을 풍경
성벽 안쪽은 유적만 남은 공간이 아니다. 주민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성안마을 골목에는 지역 작가와 학생, 주민이 함께 만든 벽화가 이어지고, 상점가와 먹거리 골목도 들어서 있다.면천읍성안 그 미술관과 책방 오래된 미래, 공예품 상점 진달래 상회도 골목에서 만날 수 있다. 오래된 성곽을 둘러보는 일정에 전시 관람이나 책방 방문을 더할 수 있는 구성이다. 다만 주민의 생활공간인 만큼 골목에서는 소음을 줄이고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편이 좋다.
1439년에 쌓은 평지 성곽
면천읍성은 세종 21년인 1439년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됐다. 천주교 박해와 동학농민운동 당시 격전지로도 알려졌으며, 1993년 충청남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현재 남아 있는 성벽의 둘레는 1,336m다.자연석으로 바깥쪽을 쌓고 안에 돌과 흙을 채운 방식이 성벽에 드러난다. 2007년부터 복원 작업이 진행돼 남문과 옹성, 객사 등이 되살아났고, 서벽에서는 고을 이름을 새긴 각자성돌도 확인됐다. 성곽을 따라 걸으면 축성 방식과 복원 흔적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다.
군자정과 주변 유적 산책
성곽 주변에는 1990년대 복원된 군자정이 연못과 함께 자리한다. 정자로 이어지는 돌다리에는 고려 시대 축조 형식이 전해진다. 가까운 골정지와 독립만세운동기념탑도 함께 둘러볼 수 있고, 성 안에는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주요 지점이 도보권에 모여 있고 지형도 완만해 한나절 일정으로 둘러보기 수월하다. 은행나무와 대숲길을 먼저 걷고 성안마을 골목과 군자정으로 이어가면 유적과 현재의 마을 풍경을 함께 만난다. 계절에 따라 나무와 연못의 모습이 달라져,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는 산책 코스로 활용할 수 있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