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끌고 40만 년 폭포 구경, ‘이게 되네?’ 제주 천연기념물 가보니

단순한 야경 명소가 아니었다

천연기념물 3개가 한 곳에 모인 진짜 이유

천지연 폭포 전경 / 사진=비짓제주
▲ 천지연 폭포 전경 / 사진=비짓제주


제주 서귀포의 밤을 밝히는 천지연폭포는 흔한 관광지와는 결이 다르다. 울창한 숲 사이로 쏟아지는 물줄기와 조명이 어우러진 풍경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곳의 진가는 40만 년의 시간이 새겨진 지층과 세 겹으로 지정된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에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도 편히 다닐 수 있도록 조성된 산책로 역시 단순한 배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화려한 폭포 뒤에 숨은 거대한 자연의 역사를 마주하는 순간, 익숙했던 제주의 풍경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천지연 폭포 경관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 천지연 폭포 경관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40만 년 세월이 폭포를 깎아내렸다

폭포의 웅장함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천지연폭포 일대는 수십만 년 전 분출한 용암으로 뒤덮인 뒤, 약 40만 년 전 단층운동을 거치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기암절벽은 단단한 조면질 안산암, 그 아래는 화산 쇄설물과 해양 퇴적물이 섞인 서귀포층으로 구성돼 지질학적 가치가 높다.

‘하늘과 땅이 만나 이룬 연못’이라는 이름처럼 규모도 상당하다. 폭포 높이는 22m, 폭은 12m에 달한다. 물이 떨어지는 못의 수심은 20m에 이른다.

천지연 폭포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 천지연 폭포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천연기념물 3개가 한 곳에 모인 배경

물줄기 주변은 국가가 지정한 생태계의 보고다. 폭포를 둘러싼 숲은 ‘제주 천지연 난대림’이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 제379호에 올라 있다. 이곳은 희귀 식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계곡 일대의 담팔수 자생지 역시 천연기념물 제163호로 지정돼 학술적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다. 나아가 폭포 하류는 제주도 무태장어 서식지로서 천연기념물 제27호로 지정돼 엄격한 관리 아래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천지연폭포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 천지연폭포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모두가 장벽 없이 자연을 누리는 공간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이동 경로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천지연폭포는 이런 걱정을 덜어준다. 주차장에서 폭포까지 이어지는 약 750m 산책로는 전 구간이 평탄한 데크길로 조성됐다.

덕분에 휠체어나 유모차로도 편안하게 폭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왕복 소요 시간은 30~40분 정도다. 휠체어와 유모차 대여 서비스는 물론, 장애인 전용 주차 공간 7면도 갖췄다.

천지연 폭포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 천지연 폭포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밤 9시 20분이다. 늦은 시간까지 운영해 제주의 밤을 즐기기에도 좋은 선택지다.

천지연 폭포 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 천지연 폭포 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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