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줄었는데 지갑은 더 열렸다”…일본 관광 소비 7조 엔 돌파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한국·대만 수요 변화
엔화 약세가 바꾼 일본 여행 지출 흐름

일본 방문 외국인 줄었지만 관광 소비액은 역대 최대 기록했다.
▲ 일본 방문 외국인 줄었지만 관광 소비액은 역대 최대 기록했다.
일본 방문 외국인 줄었지만 관광 소비액은 역대 최대 기록했다.


관광객이 줄면 현지에서 쓰는 돈도 줄어들기 마련이라는 예상이 일본에서는 빗나갔다. 올해 1~9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감소했지만, 여행 소비액은 오히려 늘었다.
관광객 수와 지출액이 엇갈린 배경에는 국가별 방문 수요의 변화와 엔화 약세가 함께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인 여행객 증가도 일본 관광시장의 흐름을 바꾼 변수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2026년 1~9월 방일 외국인은 3,073만2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간 기준으로 증가세를 이어온 방일객 수가 감소한 것은 5년 만이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내 소비액은 7조574억 엔, 한화 약 59조8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1.9%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일본 관광객 감소와 국가별 수요 변화

방일 관광객 전체 흐름을 끌어내린 쪽은 중국이었다. 1~9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55.5% 줄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과 맞물린 감소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방문객이 지난해 기록한 4,268만 명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간 지표에서도 국가별 차이는 뚜렷했다. 9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310만3,7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0% 감소했고, 월간 감소는 2개월 연속 이어졌다.
중국인 방문객은 43만800명으로 44.5% 줄어 10개월째 감소했다. 반면 한국인 방문객은 84만2,300명으로 25.6% 늘어 국가·지역별로 가장 많았고, 대만에서도 59만5,600명이 찾아 13.0% 증가했다.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9월에 25.6% 증가했다.
▲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9월에 25.6% 증가했다.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이 9월에 25.6% 증가했다.


엔화 약세와 일본 여행 소비액

방문객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소비액이 커진 데에는 엔화 약세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 부담이 낮아지면 쇼핑과 식사 등 현지 지출을 늘리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제외한 현지 예산을 따지는 여행객에게도 환율은 쇼핑·식사 비용 체감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관광객 수만으로 일본 여행 시장의 소비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과 대만의 방문객 증가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9월에는 한국과 대만을 포함한 7개 국가·지역에서 해당 월 기준 역대 가장 많은 방문객이 집계됐다.
다만 연간 방일객 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1~9월 통계에 드러난 관광객 구성 변화와 엔화 약세가 남은 기간의 소비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일본 관광시장의 다음 변수가 됐다.

엔화 약세로 일본 방문객 수는 줄었지만 소비액은 증가했다.
▲ 엔화 약세로 일본 방문객 수는 줄었지만 소비액은 증가했다.
엔화 약세로 일본 방문객 수는 줄었지만 소비액은 증가했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