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채소로 만들었더라도 어떤 양념을 썼는지에 따라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설탕과 물엿이 듬뿍 들어간 일부 채소 반찬은 오히려 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채소라는 인식 때문에 경계심 없이 섭취량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채소 반찬이라 안심했다면 양념부터 봐야 한다
언뜻 건강식으로 보이는 장아찌가 대표적이다. 장아찌는 오이, 무, 깻잎 등 채소를 간장, 식초, 설탕 등에 절여 오래 두고 먹는 저장 음식이다. 이 과정에서 짠맛과 단맛이 강하게 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시중에서 판매되거나 식당에서 제공되는 장아찌는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이나 물엿, 올리고당을 예상보다 많이 사용한다.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맛을 돋워 자신도 모르게 밥 한 공기를 비우게 만든다. 이는 채소가 아닌 양념을 섭취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혈당과 혈압을 동시에 위협하는 단짠의 조합
장아찌의 양념은 당과 나트륨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설탕과 물엿은 혈당을 직접적으로 올리고, 간장과 소금에 포함된 나트륨은 혈압 관리에 부담을 준다. 60대 이후에는 신체 대사 기능이 저하돼 이런 자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혈당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는 사람에게 장아찌를 매 끼니 먹는 습관은 채소 섭취의 이점보다 양념으로 인한 부담이 훨씬 크다. 장아찌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습관이 있다면, 이는 가장 먼저 피해야 할 식사법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건더기만 젓가락으로 소량 집어 먹는 것이다. 작은 접시에 따로 덜어 먹으면 섭취량을 조절하기 한결 수월하다.
매일 먹는 습관이 문제, 양 조절이 핵심
물론 장아찌를 식단에서 완전히 퇴출할 필요는 없다. 입맛이 없을 때 별미로 조금 곁들이면 식사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 핵심은 ‘건강 반찬’이라는 생각으로 매일 많은 양을 먹는 습관을 경계하는 것이다.
혈압,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면 장아찌는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활용해야 한다. 대신 생채소나 데친 나물, 버섯, 해조류 반찬의 비중을 늘려 식단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현명하다.
결국 장아찌는 채소라는 사실 뒤에 숨은 양념의 함정을 봐야 하는 음식이다. 60대 이후 혈액 건강을 생각한다면 국물은 피하고, 양은 줄이고, 집에서는 덜 달고 덜 짜게 만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관리법이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