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상징과도 같은 ‘GTI’ 뱃지가 전기차에 붙었다. 기존 고성능 라인업이던 GTX를 대체하는 ID.3 GTI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단순한 이름 변경이 아니다.
내연기관 GTI의 운전 재미를 계승하기 위해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고, 운전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터치식 버튼까지 과감히 바꿨다. 2027년 출시를 앞둔 이 새로운 전기 핫해치가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배경이다.
GTX와 이름만 다른 차가 아닌 이유
기존 ID.3 GTX와 파워트레인 제원은 동일하지만, 차량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졌다. 핵심은 후륜구동 방식의 채택이다. 전기 모터가 뒷바퀴를 굴리며 최고출력 326마력의 힘을 쏟아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6초 만에 도달하며, 이는 내연기관 핫해치의 아이콘인 골프 GTI(에디션 50 기준 325마력)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여기에 정밀한 댐핑 조절이 가능한 DCC 스포츠 섀시까지 더해져 전기차 특유의 민첩하고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완성했다. 79kWh 배터리 탑재 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WLTP 기준 최대 601km다.
운전자들이 쌍수 들고 환영한 변화
가장 큰 호평을 받는 부분은 단연 실내다. 그간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스티어링 휠의 터치 컨트롤이 직관적인 물리 버튼으로 돌아왔다.
매번 화면을 보며 조작해야 했던 공조기나 볼륨 조절의 불편함도 사라졌다. 12.9인치로 커진 중앙 디스플레이는 터치 슬라이더를 개선해 조작성을 높였다. 운전 중 불필요한 시선 이동 없이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실내 곳곳에는 GTI를 상징하는 레드 스티치가 적용됐고, 몸을 단단히 잡아주는 스포츠 버킷 시트가 운전의 즐거움을 더한다. 차량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V2L 기능도 지원한다.
GTI 이름에 걸맞은 전용 기능들
외관은 기존 디자인을 기반으로 GTI만의 정체성을 더했다. 전면부 범퍼 디테일과 20인치 전용 휠, 곳곳에 붙은 GTI 로고가 고성능 모델임을 드러낸다.
스티어링 휠의 GTI 전용 버튼을 누르면 모든 설정이 가장 역동적인 상태로 바뀐다. 계기판과 앰비언트 라이트가 붉게 물들고, 내연기관 골프 GTI의 배기음을 재현한 가상 사운드가 운전의 몰입감을 높인다.
폭스바겐 ID.3 GTI는 2027년 초 사전 예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확한 국내 출시 일정과 가격은 미정이지만,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GTI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