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의 해안가를 달리다 보면 평범한 논밭 풍경 속에 이질적인 존재들이 시선을 끈다. 초록빛 들판과 붉은 칠면초 위로 100m가 넘는 거대한 하얀색 날개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영광풍력발전단지다. 단순한 발전 시설을 넘어, 서해안의 아름다운 낙조와 어우러져 특별한 드라이브 코스를 완성하는 시작점이 된다.
이 특별한 풍경을 제대로 즐기려면 계획이 필요하다. 거대한 풍력 단지부터 해안 절경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순서가 있다.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드라이브의 시작을 알린다
압도적인 풍경의 정체는 한국동서발전이 운영하는 140MW급 영광풍력발전단지다. 높이 100m가 넘는 풍력발전기 총 78기가 염산면 송암리 일대 광활한 들녘에 자리 잡고 있다. 이국적인 풍광 덕에 방문객이 늘고 있지만, 진입로는 주민들의 농기계나 공사 차량이 오가는 길이므로 갓길 주차는 절대 금물이다.단지는 상시 무료 개방되며 전용 주차장과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다. 거대한 날개의 움직임을 바로 밑에서 체감한 뒤, 들판 끝자락에 있는 백수분등소공원으로 향하는 것이 첫 번째 순서다. 이곳은 회전하는 발전기 너머로 붉게 물드는 노을을 감상하기 좋은 숨은 명소다.
영화 독전의 그 길, 서해안 절경이 펼쳐진다
풍력단지를 벗어나면 본격적인 해안 드라이브가 시작된다. 영화 ‘독전’ 촬영지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탄 백수해안도로는 서해안의 해안 절경을 따라 달리는 구간이다. 이미 2006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고, 2011년에는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 최우수상을 받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대신등대가 나온다. 전남 영광군 백수읍 해안로 947-8에 위치하며, 연중무휴 무료로 주차와 관람이 가능해 잠시 쉬어가기 좋은 지점이다.
황금빛 낙조를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는 법
드라이브의 마지막은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이어지는 총 16.8km 구간이다. 이곳에서 서해안 드라이브의 하이라이트인 해 질 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차에서 잠시 내려 3.5km 길이의 해안 노을길 데크 산책로를 걸으면, 파도 소리와 함께 낙조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인근 영광 노을전시관(백수읍 해안로 957)에 들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운영 시간은 하절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특히 6~8월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해 늦은 시간대 낙조까지 감상할 수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