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도 선언” 무슨 일?…추미애 ‘재정 비상’ 핵심 정리

“경기도 재정 부도” 선언 무슨 일
추미애가 밝힌 3가지 원인

사진=경기도, 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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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취임 직후 “경기도 재정이 사실상 부도 상태”라는 강한 표현까지 꺼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경기도가 당장 문을 닫거나 공무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들어오는 세금은 줄었는데 복지·급식·교통처럼 반드시 써야 할 돈은 늘었고, 부족한 예산을 채우기 위해 빚과 기금까지 상당 부분 사용해 더는 여유 있게 꺼내 쓸 재원이 부족해졌다는 의미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올해 예산 가운데 약 7700억원을 줄이는 감액 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한다. 도지사 업무경비와 행사성 사업부터 줄이고, 시급하지 않은 사업은 다시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실제로 어떤 사업에서 얼마나 줄일지는 경기도의회 심의를 거쳐야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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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거래 줄자 경기도 세금도 3조원 감소

경기도 재정난을 쉽게 이해하려면 먼저 취득세를 봐야 한다. 집이나 건물, 토지 등을 거래할 때 내는 취득세는 경기도의 주요 세입원이다. 그런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래가 줄면서 취득세 수입도 크게 감소했다.

경기도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원에서 올해 약 8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불과 몇 년 사이 약 3조원이 감소한 것이다. 가정으로 비유하면 월급은 줄었는데 매달 나가는 생활비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어난 상황이다.

경기도는 서울과 달리 기업과 개인이 내는 지방소득세를 도 본청이 직접 받지 않는다. 반도체 공장이나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도로·교통·소방·용수 등 기반시설에 돈을 써도 기업활동으로 발생한 법인지방소득세는 해당 시·군으로 돌아간다.

도 전체 예산은 40조원이 넘지만 경기도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약 3조5000억원 정도라는 설명도 나왔다. 나머지는 복지사업과 국비 지원사업, 시·군에 나눠줘야 하는 돈처럼 사용처가 이미 정해져 있다. 겉으로 보이는 예산 규모는 크지만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돈은 많지 않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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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개월 써야 할 민생예산, 9개월분만 편성

재정 비상 선언의 직접적인 이유는 올해 일부 사업비가 처음부터 12개월분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됐기 때문이다. 지금 상태라면 10월부터 12월까지 필요한 예산이 부족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노인 장기요양 예산 약 1234억원과 학교급식 지원비 약 548억~584억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비 약 291억원이 부족한 것으로 제시됐다. 경기도 산후조리비와 가족돌봄수당, 농작물재해보험, 소아응급의료기관 지원 등도 연말 3개월분 예산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다만 이런 사업이 곧바로 중단된다는 뜻은 아니다. 추 지사는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에 필요한 예산은 끝까지 지키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다른 지출을 줄여 부족한 필수사업비를 먼저 채우는 방안을 찾게 된다.

도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복지 혜택이 끊긴다”는 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현재는 예산 부족 사실이 공개된 단계이며, 실제 조정 내역은 감액 추경안과 도의회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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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채와 기금으로 버텼지만 이제 여유가 없다

경기도는 지난해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지방채 9430억원을 발행했다. 지방채는 지방정부가 미래의 세입으로 갚기로 하고 돈을 빌리는 방식이다. 당시 발행 규모는 한도액 9460억원의 99.6%에 달했다.

지방채를 발행했다고 해서 곧바로 재정 운영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도로나 철도, 재난시설처럼 오랫동안 사용하는 시설은 빚을 내 건설하고 장기간 나눠 갚을 수 있다. 문제는 세금 수입이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상환 시기까지 돌아오면 또 다른 사업을 줄이거나 다시 빚을 내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는 각종 기금에서도 약 5588억원을 일반회계 등에 활용했다. 특정 목적을 위해 모아둔 저축까지 가져다 쓴 셈이다. 추 지사가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없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쉽게 말해 월급이 줄어 신용대출을 받고 적금까지 깨면서 생활비를 충당했지만, 다음 달에도 고정지출이 계속되는 상황과 비슷하다. 그래서 경기도는 더 늦기 전에 지출을 줄이고 세입 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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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700억원 어디서 줄일지가 핵심

경기도는 도지사와 고위공직자의 업무경비를 줄이고, 일회성 행사나 선심성 사업, 시급하지 않은 사업을 중단하거나 재검토할 계획이다. 반복적으로 진행해 온 연구용역과 민간위탁 사업도 효과를 다시 따진다.

정부와 국회에는 지방소비세 확대와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부담 완화, 기업 유치에 따른 세금의 합리적 배분도 요구하기로 했다. 경기도 안에서 인구와 복지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지출만 줄여서는 장기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경기도 재정 부도’는 법적으로 경기도가 파산했다는 뜻이 아니다. 현재 공무원 급여나 복지급여 지급이 멈춘 상황도 아니다. 정확히는 세입이 줄고 필수지출과 채무 부담이 늘면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경고다.

앞으로 도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강한 표현 자체보다 실제 삭감 대상이다. 7700억원 가운데 행사와 홍보성 예산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노인 돌봄과 학교급식·의료·교통처럼 생활에 필요한 예산은 실제로 지켜지는지가 경기도 재정 비상 선언의 결과를 가를 전망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