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마늘, 무, 브로콜리처럼 세포벽이 깨지면서 효소 반응이 일어나는 채소가 그렇다. 썰자마자 바로 뜨거운 불에 올리는 익숙한 습관이 문제의 시작이다.
채소의 영양을 결정하는 것은 ‘언제’ 먹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써느냐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마늘은 으깨고 잠시 기다려야 하는 이유
마늘 요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통마늘을 그대로 넣거나, 다지자마자 볶는 것이다. 하지만 마늘의 핵심 성분인 알리신은 원래 통마늘 안에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알리인과 알리나제라는 효소가 따로 있다가, 마늘을 으깨거나 다져 세포가 파괴될 때 비로소 만나 알리신으로 변한다.
찌개나 볶음 요리를 할 때, 다진 마늘을 가장 먼저 넣는 습관이 있다면 순서를 바꿔볼 필요가 있다. 이 작은 차이가 영양 섭취의 효율을 바꾼다.
무와 브로콜리는 써는 방식이 달랐다
무와 브로콜리 역시 비슷한 원리가 적용되지만, 손질법은 조금 다르다. 무의 알싸한 맛을 내는 아이소사이오사이아네이트 성분은 강판에 갈 때 가장 많이 생성된다. 칼로 써는 것보다 더 많은 세포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영양소가 풍부한 껍질째 갈아 생선이나 고기 요리에 곁들이면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을 수 있다. 무심코 껍질을 두껍게 벗겨냈다면 중요한 성분을 버려왔을 수 있다.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성분도 마찬가지다. 잘게 썬 뒤 바로 익히면 효소가 먼저 손상된다. 브로콜리를 작은 송이로 나눈 뒤 바로 조리하지 말고, 상온에서 30분에서 90분가량 두었다가 살짝 찌거나 볶는 것이 영양소 보존에 유리하다.
결국 핵심은 손질 순서에 있다. 마늘은 으깬 뒤 잠깐, 브로콜리는 썬 뒤 30분. 이 작은 시간 차이가 채소의 영양 가치를 결정한다.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을 넘어, 이제는 영양소가 살아나는 방식으로 손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