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한 달 동안 판매가 부진했던 결과가 아니다. 신차 공급 감소와 활발한 중고차 수출, 그리고 노후차 폐차라는 세 가지 흐름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0년 넘게 우상향 곡선만 그리던 시장에 나타난 이 미세한 균열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0년간 이어진 증가세, 왜 멈췄나
물론 아직 본격적인 감소세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운행 차량은 여전히 25만 대 이상 많다.하지만 연간 순증가 규모는 2015년 87만 대에서 2025년 21만여 대로 10년 만에 약 75% 급감했다. 꾸준히 둔화하던 증가세가 결국 월간 감소로 이어진 셈이다.
국산차 빈자리 파고든 수입 전기차의 질주
국산차의 부진 속에서 수입차 시장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수입차 등록 대수는 오히려 9.2% 증가하며 빈자리를 빠르게 파고들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50.9%를 넘어섰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는 사람’보다 ‘바꾸는 사람’이 중요해졌다
이번 감소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양적 팽창 시대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인구 2명당 자동차 1대에 가까워지면서 신규 수요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온 것이다.이제 시장의 핵심은 기존 차량을 바꾸는 ‘교체 수요’로 넘어왔다.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신차를 구매하면 전체 운행 대수에는 큰 변화가 없다.
사상 첫 월간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신차 판매량과 전체 운행 차량 대수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2,670만 대 시대에 접어든 한국 자동차 시장은 이제 ‘얼마나 더 늘어나는가’가 아닌 ‘무엇으로 바뀌는가’의 단계에 진입했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