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는 산만한데 움직임은 날다람쥐
X7의 가장 큰 반전은 주행감이다. 길이 5,180mm, 무게 2.6톤에 달하는 거구가 코너를 돌 때면 마치 소형 해치백처럼 날렵하게 빠져나간다. 이게 말이 되나 싶겠지만, 타보면 안다. BMW 특유의 ‘실키 식스’ 직렬 6기통 엔진과 V8 트윈터보 엔진은 340마력에서 최대 530마력까지 뿜어내며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시원하게 치고 나간다.
여기에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와 어댑티브 2-액슬 에어 서스펜션이 마법을 부린다. 고속에서는 차체를 낮춰 바닥에 깔리는 안정감을 주고, 방지턱 앞에서는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승차감을 선사한다. 오너들이 “스포츠카의 피가 흐르는 리무진”이라고 극찬하는 포인트가 바로 여기다. 벤츠가 부드러움에 치중했다면, X7은 부드러움 속에 쫄깃한 운전 재미까지 챙겼다.
실내는 움직이는 스위트룸, 3열도 ‘찐’이다
문을 열면 럭셔리의 정석이 펼쳐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적용된 12.3인치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이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 여기에 크리스탈 소재의 토글 기어 셀렉터는 보석처럼 빛난다.
“기름 먹는 하마?” 그래도 사랑해
물론 완벽할 순 없다. 사악한 연비는 X7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다. 가솔린 모델(40i)의 경우 시내 주행 연비는 눈물 날 수준. 하지만 영리한 아빠들은 디젤 모델(40d)을 선택하거나, “이 정도 만족감이면 기름값은 입장료”라며 쿨하게 넘긴다. 정체 구간에서 간혹 느껴지는 울컥임이나 사악한 타이어 교체 비용도 압도적인 주행 질감 앞에서는 용서가 된다는 평이다.
결론: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
2026 BMW X7은 럭셔리 대형 SUV 시장에서 ‘육각형 밸런스’를 갖춘 완성형 모델이다. 운전의 재미를 포기 못 하는 아빠와 편안함을 원하는 가족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이 지금 가족을 위한 최고의 차를 찾고 있다면, X7 시승은 가장 마지막에 하라. 이걸 타는 순간, 다른 차는 오징어로 보일 테니까.
2026 BMW X7 핵심 스펙 (Size & Power)
크기 전장 5,180mm, 전폭 1,990mm, 전고 1,835mm, 휠베이스 3,105mm
파워트레인 xDrive40i: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 381마력, 55.1kg.m xDrive40d: 직렬 6기통 디젤 터보, 340마력, 73.4kg.m M60i xDrive: V8 가솔린 트윈터보, 530마력, 76.5kg.m
가격 1억 4,720만 원 ~ 1억 8,080만 원 (트림별 상이)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