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이 강한 채소 여주가 혈당 관리에 관심이 높은 중장년층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식물성 인슐린’으로 불리며 당뇨 보약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특정 채소보다 혈당 관리 효과가 수십 배 뛰어나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여주를 식탁에 올리기 전 확인해야 할 점이 있다.
▲ 울퉁불퉁한 표면이 특징인 초록색 여주와 혈당측정기가 식탁 위에 놓여 있다. 여주에는 혈당 조절과 관련해 연구된 성분이 들어 있지만, 당뇨 치료제를 대신할 만큼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특정 질환을 앓고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섭취 방식에 따라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식물성 인슐린’ 소문의 배경은 이렇다
여주에는 카란틴, 폴리펩타이드-p 등 혈당 관련 연구에 등장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여주가 식물성 인슐린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러나 실제 인슐린 주사와 동일하게 작용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 잡곡밥과 생선구이, 신선한 채소 반찬 사이에 여주볶음이 놓여 있다. 여주는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를 함유한 채소로, 다양한 식품과 함께 균형 잡힌 식단에 활용할 수 있다.
여주 섭취만으로 부족한 인슐린을 보충하거나 손상된 췌장 기능이 회복된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일부 연구에서 혈당 지표 개선 가능성이 관찰됐지만, 당뇨 치료제를 대체할 수준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
부추의 49배 효과,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항간에 떠도는 ‘부추의 49배’와 같은 구체적인 수치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여주의 효능을 한 가지 채소와 단순 비교해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여주를 포함한 전체 식단의 균형이다.
▲ 여주즙과 녹색 분말, 건강보조식품이 놓인 식탁 앞에서 중장년층이 손을 들어 섭취를 망설이고 있다. 농축된 여주 제품은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당뇨약을 복용하는 경우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여주는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다. 식사에 곁들여 천천히 씹어 먹으면 포만감을 높이고 식후 혈당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여주는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닌, 건강한 식단을 구성하는 하나의 재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약 복용 중이라면 오히려 주의해야 한다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당뇨 환자라면 여주 섭취에 신중해야 한다. 여주가 혈당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쳐 약물과 함께 작용할 경우, 혈당이 예상보다 더 낮아지는 저혈당 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
▲ 중장년층이 식탁에서 혈당측정기로 혈당을 확인하고 있다. 옆에는 여주 반찬과 당뇨 관리용품이 놓여 있다. 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는 여주 섭취로 혈당이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
만약 식은땀이 나거나 손발이 떨리고 어지러운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대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당뇨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여주즙이나 농축 분말 형태의 건강식품 섭취 전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임신 중이거나 특정 질환으로 약을 먹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임의로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여주는 여러 채소 중 하나로, 반찬으로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