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워서 씻어 먹었는데…” 땅콩 곰팡이, 끓여도 ‘1급 독소’ 안 사라진다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 식초와 열에도 끄떡없는 곰팡이독소의 정체

아깝다는 생각에 도려내고 먹었던 곰팡이 핀 음식, 무심코 한 행동의 위험성

곰팡이가 핀 음식, 많은 이들이 아깝다는 생각에 해당 부위만 도려내거나 식초물에 씻어 사용한다. 끓이면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도 강하다. 하지만 이런 대처법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곰팡이가 피어 변색된 빵과 고구마, 생강 등이 놓여 있다. 곰팡이는 눈에 보이는 부분뿐 아니라 식재료 내부까지 퍼질 수 있어 오염된 부분만 제거한다고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 곰팡이가 피어 변색된 빵과 고구마, 생강 등이 놓여 있다. 곰팡이는 눈에 보이는 부분뿐 아니라 식재료 내부까지 퍼질 수 있어 오염된 부분만 제거한다고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 곰팡이가 생성하는 독소는 일반적인 조리 과정으로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견과류나 곡류에서 발견되는 특정 곰팡이독소는 간암을 유발하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식탁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식초로 씻고 끓여도 독소는 남는다

곰팡이가 핀 식재료를 식초물에 담그거나 팔팔 끓이는 것은 흔한 대처법이다. 하지만 곰팡이 자체와 곰팡이가 만들어낸 독소는 구분해야 한다. 가열을 통해 곰팡이 균은 죽일 수 있어도, 이미 생성된 독소는 파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곰팡이가 핀 식재료를 식초물에 씻거나 끓이더라도 이미 생성된 독소는 남아 있을 수 있다. 곰팡이 자체를 제거하는 것과 독소를 없애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 곰팡이가 핀 식재료를 식초물에 씻거나 끓이더라도 이미 생성된 독소는 남아 있을 수 있다. 곰팡이 자체를 제거하는 것과 독소를 없애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수분이 많고 조직이 무른 생강, 고구마 등은 눈에 보이는 부분 외에도 균사가 깊숙이 퍼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겉면을 도려내도 독소가 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식초 세척 역시 표면의 곰팡이를 일부 줄일 수는 있지만, 생성된 독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안전장치는 아니다.

1군 발암물질, 땅콩 곰팡이가 특히 위험한 이유

모든 곰팡이가 치명적인 독소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땅콩, 아몬드 같은 견과류나 옥수수 등 곡류에 피는 특정 곰팡이는 ‘아플라톡신’이라는 독소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로 분류한 1군 발암물질이다.
오래 보관한 땅콩과 견과류에 곰팡이가 발생한 모습. 일부 곰팡이가 생성하는 아플라톡신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 오래 보관한 땅콩과 견과류에 곰팡이가 발생한 모습. 일부 곰팡이가 생성하는 아플라톡신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아플라톡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간 손상과 간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대용량 견과류를 구매해 오래 두고 먹는 가정이라면 보관 상태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거나 변색된 부분이 보인다면 즉시 폐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되살리기가 아니다

곰팡이독소를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오염된 음식을 되살리려 애쓰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보관하는 예방이 우선이다. 견과류는 개봉 후 밀폐해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고, 장기 보관 시에는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견과류는 밀폐용기에 담아 습기를 차단하고, 고구마와 생강은 물기 없이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곰팡이가 의심되는 식품은 아깝더라도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 견과류는 밀폐용기에 담아 습기를 차단하고, 고구마와 생강은 물기 없이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곰팡이가 의심되는 식품은 아깝더라도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고구마나 생강은 흙을 털어낸 뒤 물기 없이 신문지에 싸서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는 것이 기본이다. 아깝다는 생각에 무심코 섭취한 곰팡이 핀 음식이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의심스러운 식품은 과감히 버리는 습관이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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