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만 송이가 한꺼번에 붉어진다”…단, 아무 날이나 가면 못 보는 천년 고찰

9월 중순 황악산 자락, 붉은 융단 대신 초록 꽃대만 마주하는 여행객들

1600년 고찰의 가을 풍경, 만족도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는 따로 있었다

직지사 꽃무릇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 직지사 꽃무릇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붉은 융단을 기대하고 주말 나들이에 나선 걸음이 실망으로 바뀌는 일이 잦다. 황악산 자락에 자리한 천년 고찰, 그곳에 펼쳐진다는 21만 송이 꽃무릇 군락을 보러 갔다가 굳게 닫힌 초록 꽃대만 마주하는 상황이다.

가을의 문턱에서 화려한 정취를 기대했지만, 매년 달라지는 개화 시기 탓에 헛걸음을 하는 것이다. 1600년 세월을 품은 고찰의 풍경 속에서 붉은 물결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숨은 변수를 알아야 한다.
직지사 일주문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 직지사 일주문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21만 송이 붉은 군락, 날씨가 변수였다

김천 직지사 경내 산책로를 따라 약 21만 본의 꽃무릇이 식재돼 있다. 매년 9월이 되면 이곳은 온통 붉은빛으로 물든다. 하지만 이 장관을 볼 수 있는 정확한 시점은 해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 사이가 만개 시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해의 기온과 강수량에 따라 개화 시기는 크게 변동된다. 같은 9월이라도 방문 시점에 따라 꽃이 전혀 없거나,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생육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방문 만족도를 가르는 핵심은 출발 전 개화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다.
직지사 꽃무릇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 직지사 꽃무릇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꽃이 없어도 괜찮은 1600년 고찰의 품격

만약 꽃무릇 시기를 놓쳤다고 해도 크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직지사는 꽃이 아니더라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 공간이다. 신라 눌지왕 2년인 418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이 사찰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임진왜란으로 대부분의 전각이 불탔지만, 1610년부터 재건이 시작됐다. 현재의 대웅전은 당시의 건축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어 2008년 보물로 지정됐다. 대웅전 내부의 목조 불단인 수미단(보물 제1859호)과 1744년에 그려진 삼존불탱화(보물 제670호) 역시 조선 후기 불교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귀한 문화재다.
직지사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 직지사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헛걸음 피하는 현실적인 방문 정보

성공적인 꽃무릇 여행을 위해서는 사전에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직지사 종무소(054-429-1700~4)를 통해 현재 개화 상태를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사찰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입장료는 없다.

경내에는 소형차 약 1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다. 또한 2002년부터 운영된 템플스테이는 휴식형과 체험형으로 나뉘어 있어, 고즈넉한 사찰에서의 하룻밤을 계획해 볼 수도 있다. 인근에 함께 조성된 사명대사공원을 연계해 둘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꽃무릇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 꽃무릇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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