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박이 낳은 ‘내수 홀대론’
이 기나긴 기다림의 가장 큰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캐스퍼 일렉트릭의 엄청난 해외 인기 때문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상당수가 내수가 아닌 수출용으로 배정되면서, 국내 공급에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유럽 시장에 ‘인스터(INSTER)’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차는 올 상반기에만 1만 대 이상 팔려나가며,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3,902대)을 2.6배나 뛰어넘었다. ‘수입차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에서조차 판매량이 146% 급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그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22개월의 기다림, 그만한 가치가 있나?
국내 소비자들이 2년 가까운 기다림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차를 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는 ‘체급을 뛰어넘는 상품성’이다. 2026년형으로 연식변경을 거치며 최상위 트림에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경차급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대거 기본으로 탑재됐다.
행복한 고민과 쓰린 현실 사이
캐스퍼 일렉트릭의 긴 출고 대기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답답한 현실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시차라도 빨리 받고 싶다”는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며, 소량 풀리는 ‘기획전’ 차량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
